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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본내 유행어는 “자민당 재수없어!”

입력
2015.11.1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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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8일 도쿄 국회의사당 앞에서 일본 시민들이 “아베 정치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글귀가 적힌 종이를 든 채 연립여당의 집단자위권 법안 강행 처리(중의원)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지난 7월18일 도쿄 국회의사당 앞에서 일본 시민들이 “아베 정치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글귀가 적힌 종이를 든 채 연립여당의 집단자위권 법안 강행 처리(중의원)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자민당, 재수없어!’ ‘전쟁법안 낙인 찍기’ ‘아베 정치 용서안해’

올해 일본의 최고 유행어들로 정치관련 단어가 절반가량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집단자위권법 국회 통과를 둘러싼 정치권 충돌이 1년 내내 일본인들의 일상 화두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용어의 기초지식’편집부가 독자설문을 한 결과 “I am not ABE.”(TV아사히 뉴스프로그램 중 출연자가 종이를 들어 보인 해프닝), “빨리 질문해.”(아베 총리가 의회에서 의원에게 반말로 다그치며 한 말), ‘1억 총활약사회’ ‘존립위기사태’ ‘오사카구상’ 등이 유행어 상위에 올랐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9일 전했다. “자민당 재수없어”는 ‘포스트 아베’를 노리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지방창생장관이 안보법안의 중의원 심의가 한창이던 올 7월에 발언했다. 여론의 반발이 심한 가운데 “자민당에 대한 정책보다, 국민들로부터 왠지 싫은 느낌이 퍼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야당이던 3년반 전을 잊어선 안된다”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다. 내용이 알려지면서 그는 당내눈총을 받았고,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서 확산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비판의 소재가 됐다. 국회의사장 앞 반대시위 피켓엔 어김없이 등장했다.

‘전쟁법안’은 사민당의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 의원이 올 4월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설전을 벌이면서 키워드로 떠올랐다. 질의과정에서 안보법안을 전쟁법안으로 지칭하자 자민당이 회의록 삭제를 요구하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아베 총리가 “근거 없는 낙인 찍기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반박했지만 논쟁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대중에 전쟁이란 말이 각인됐다.

오키나와(沖繩) 후텐마(普天間) 미군비행장 이전문제를 놓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연발한 “착착 진행한다”도 널리 유포됐다.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오키나와현 지사가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이라며 강력히 반발하자, 스가 장관은 “불쾌함을 느꼈다면 사용하지 않겠다”고 물러섰다.

세태를 반영하는 유행어들은 이전에도 정치관련 말들이 많았다. 2001년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의 “성역 없는 구조개혁” “골태방침(骨太方針ㆍ경제운영지침)”이 한 해를 풍미했다. 일본인의 입길에 자주 오른 건 고이즈미의 높은 지지율을 설명해준다. 작년 최고 유행어로 선정된 ‘집단적자위권’은 단어를 만든 사람이 수상자격을 거절해 주최측이 공개를 피했다고 한다. 올해 유행어 최고대상은 내달 1일 발표된다. 정치관련 단어가 선택되면 누가 시상식에 나올지 관심거리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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