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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당국회담 “말 장난 말고 대화 분위기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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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당국회담 “말 장난 말고 대화 분위기부터”

입력
2015.11.1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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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에 공 떠넘기며 당분간 속도조절 하겠다는 의도

북한이 19일 우리 정부가 제안한 당국 회담에 당분간 응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지난 8월 25일 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 이후 판문점에서 김관진(오른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북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 통일부 제공
북한이 19일 우리 정부가 제안한 당국 회담에 당분간 응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지난 8월 25일 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 이후 판문점에서 김관진(오른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북한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 통일부 제공

북한이 우리 정부가 제안한 당국 회담에 당분간 응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당국 회담에 나와봤자 당장 얻어낼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속도조절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은 19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남조선 당국이 아무리 대화를 떠들어도 그 진정성에 대해 믿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냐”며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말장난을 부릴 것이 아니라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또 “남조선 당국은 반 공화국 핵 및 인권 소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북남 합의에 따라 활기를 띠고 있는 민간교류마저 못마땅해하면서 부당한 구실을 붙여 각방으로 훼방을 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행위들이 북남 합의 정신을 유린하고 대화 상대방을 자극하는 것으로, 8월 합의 이전이나 이후나 남조선 당국의 태도에서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북측이 당국 회담을 명시적으로 거론하며 공개적 반응을 보인 것은 8ㆍ25 합의 이후 처음이다. 특히 대남관계를 다루는 부서인 조평통 대변인의 메시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8ㆍ25 합의 판을 깨자는 게 아니라, 당국 회담이 열리지 못하는 것은 우리 정부 때문이라고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성격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측이 이번에도 남측 당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한 것 이외에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아 당국 회담을 둘러싼 양측의 기 싸움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 관계자는 “민간교류의 끈은 지금처럼 유지하되 당국회담은 미적대는 상태의 관리 국면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우리 측이 이미 대화 의지를 수 차례 밝힌 이상, 추가로 대화를 제의할 계획은 없다는 방침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진실로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대화 제의에 호응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회담 테이블에 나올 것을 거듭 촉구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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