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강민호(30·롯데)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이번 프리미어12까지 각종 국제 대회가 열릴 때마다 마스크를 쓰고 대표팀의 안방을 지키고 있다.
"그땐 정말 아무 것도 모르고 뛰었다"며 첫 국가대표 경기를 회상한 그도 이제 어느덧 대표팀에서 고참급이 됐다. 강민호는 "버스에서 앉는 자리가 자꾸 앞으로 온다. 나이가 차니까 이런 게 다르구나 싶다. 태극마크를 처음으로 달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참 빨리 지난다"며 웃음 지었다.
마운드 세대교체가 한창 진행 중인 이번 대표팀은 포수인 그에게도 조금 특별한 의미다. 류현진(28·LA 다저스)과 오승환(33·한신), 윤석민(29·KIA) 등 그간 국가대표 마운드를 지켰던 투수들이 부상 등으로 대거 빠지면서 대표팀 투수진은 출발선에 서기도 전에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대를 모으는 새 얼굴들이 발탁됐지만, 경험 면에서 이전보다 불안감이 높아진 게 사실이었다. 강민호 역시 "오기 전에는 걱정을 조금 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막상 투수들의 공을 받고 나니 그의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강민호는 "호흡을 맞춰보니 좋은 투수들이 정말 많다. 포수 하는 데 딱히 어려움이 없을 정도로 좋은 공들을 던진다"며 "(심)창민(삼성)이나 (조)무근(kt) 등 어린 투수들이 다 좋은 공을 던지더라. 앞으로의 미래도 밝은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조무근(24)은 국제 무대 데뷔전이었던 지난 8일 일본과의 대회 개막전에서 1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지만 만만치 않은 구위를 자랑하며 차세대 에이스로의 가능성을 뽐냈다. 심창민(22)은 미국과의 예선전에 나와 2이닝을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조상우(21·넥센)도 이번 대회 2경기에서 1이닝 동안 무실점 했다. '젊은 피'들의 만만치 않은 활약은 국가대표팀의 미래까지 더욱 밝히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닥터 K'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준 차우찬(28·삼성) 역시 포수 강민호를 깜짝 놀라게 한 투수 중 한 명이다. 차우찬은 지난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3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강민호는 "우찬이의 공이 정말 좋더라. 공을 '잡는 맛'이 났다. 이런 볼을 오랜만에 받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강민호.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