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우리 정부가 제안한 당국 회담에 대해 당분간 응할 뜻이 없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19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남조선 당국이 아무리 대화를 떠들어도 그 진정성에 대해 믿을 사람이 어디에 있겠냐”며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말장난을 부릴 것이 아니라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또 “남조선 당국은 외세와의 북침전쟁불장난을 매일 벌리고 있으며 반공화국 핵 및 인권 소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북남합의에 따라 활기를 띠고 있는 민간교류마저 못마땅해하면서 부당한 구실을 붙여 각방으로 훼방을 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행위들이 북남합의 정신을 유린하고 대화 상대방을 자극하는 것으로 8월 합의 이전이나 이후나 남조선 당국의 태도에서 달라진 것이란 없다”고 주장했다.
북측이 당국 회담을 명시적으로 거론하며 공개적 반응을 보인 것은 8ㆍ25 합의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북측은 지난 9월 21일 우리 측의 첫 당국 회담을 위한 예비접촉 제의에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힌 뒤, 2차례 더 이어진 우리측의 제의는 묵살해왔다. 이후 북측의 소극적 태도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이에 대한 대응 성격으로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측이 남측 당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한 것 이외에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아 당국회담을 둘러싼 기 싸움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는 8ㆍ25 합의 이후 남북간 대화 협력 통한 신뢰형성과 발전을 일으켜 나간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왔고 그 차원에서 당국회담을 제안한 것”이라며 “북한이 진실로 남북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대화 제의에 호응해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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