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한국과 미국의 세탁기 덤핑 분쟁에서 우리나라의 손을 들어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WTO 분쟁해결기구 소위원회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서 미국이 새롭게 개발한 덤핑마진 산정 방식을 적용한 것은 잘못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고, 내년 초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미국이 불복하고 다음 단계인 WTO 상소 절차를 밟는다면 최종 결정은 미뤄지고, 받아들인다면 보고서 내용이 그대로 확정된다.
덤핑마진은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낮은 경우와 높은 경우를 모두 반영해 양쪽을 상쇄한 결과로 산정하게 돼 있다. 그러나 미국은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높은 경우를 제외하고 낮은 경우만을 적용해 수출국에 불리하게 덤핑마진을 계산하는 방식(제로잉)을 채택해왔다.
WTO가 이를 협정 위반이라고 판정하자 미국은 수입된 전체 물량이 아니라 특정 시기, 특정 지역에서 판매된 물량에 대해서만 덤핑마진을 산정하는 방식(표적덤핑)에 제로잉을 결합했다. 미국은 이렇게 만든 새로운 방식을 한국산 세탁기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하면서 적용했고, 한국 정부는 지난 2013년 9월 이 같은 조치가 부당하다며 WTO에 제소했다.
미국이 개발한 ‘표적덤핑+제로잉’ 방식이 WTO 심판대에 오른 것은 한국산 세탁기가 처음이다. 이번 판정이 선례로 확정된다면 앞으로 섬유와 가전 등 여러 품목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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