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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시민, SNS에‘나는 테라스에 있다’운동 전개

입력
2015.11.1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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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당시 피해 컸던 식당 등 야외석 자리에 우선 앉아 인증샷

파리 시민 아그네스 포이리에르씨가 17일 오후 '나는 테라스에 있습니다'에 참여하기 위해 야외석에서 주문한 음식의 사진을 찍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 포이리에르씨 트위터 캡쳐
파리 시민 아그네스 포이리에르씨가 17일 오후 '나는 테라스에 있습니다'에 참여하기 위해 야외석에서 주문한 음식의 사진을 찍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 포이리에르씨 트위터 캡쳐

파리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직장인 아그네스 포이리에르는 17일 오후 파리 시내 알베르가의 한 식당에서 자신이 주문한 차와 바게트 2조각을 먹기 전에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그가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며 다른 이들이 관련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게 쓴 해시태그(#)는 ‘Je suis en terrasse’(쥬 쉬 앙 테라스ㆍ나는 테라스에 있습니다)였다.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파리지앵들이 테러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보여주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나는 테라스에 있습니다’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테러현장 주변의 상점을 지원하려는 뜻도 담고 있다.

13일 파리 테러 당시 무차별 총격으로 식당이나 카페 야외석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더 큰 피해를 보면서, 자칫 파리의 대표적 풍광인 거리 야외석 이용을 꺼려해 시내가 활력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스스로 불식시키려는 것이다.

18일 영국 가디언은 많은 파리 시민들이 해가 지기 전까지 파리 시내 식당의 야외석에서 식사 전후 ‘인증샷’을 찍어 자신의 짧은 글과 함께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에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파리 시민들의 이 같은 행동은 밤에도 이어져 해가 지면 바와 같은 술집을 찾은 손님들이 야외석에 앉은 사진을 SNS에 도배하고 있다.

알베르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파비앙 마자스는 “테러 때 우리 가게는 피해를 보지 않아 테러 다음날 영업을 할 수 있었다”면서도 “테러 발생 다음날인 주말(14일) 매출은 평소보다 삼분의 일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테러 충격으로 그 동안 문을 닫았던 파리 오페라 극장이 17일 다시 문을 연다”며 “하나씩 거리가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나는 테라스에 있습니다’는 지난 1월 프랑스 풍자 주간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 테러 당시 희생된 이들을 위로하고 극단주의 세력에게는 반성을 촉구하는 프랑스인들의 마음을 담았던 문장인 ‘나는 샤를리다’(Je suis Charlie)와 같은 맥락이다. 당시 이슬람 극단주의자 2명은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에 총기로 무장한 채 침입해 직원 12명을 살해하는 테러를 저질렀다.

가디언은 파리 시민들이 이번 파리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택한 것이 ‘나는 테라스에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17일 오후 알베르가의 한 식당 야외석에서 차를 마시던 마리 테레즈 바셰르(65)는 “오늘 야외석에 앉지 못하면 앞으로도 계속 앉지 못할 것 같아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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