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를 근본부터 변화시키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랫동안 한국 축구를 괴롭혀온 수비 불안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했다. 수비가 견고해지면서 공격력도 배가 됐다. 실점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대량 득점으로 압도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자연스레 승리도 따라왔다.
슈틸리케호는 올해 A매치 20경기에서 16승3무1패의 성적을 올렸다. 16승은 한국 축구 연간 최다 승리 경기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승수다. 대표팀은 1975년(18승1무4패)과 1978년(18승2무)에 연간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다. 연간 승률에서도 80%로 1980년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한국은 1950년(2전2승ㆍ100%)과 1978년(20전18승ㆍ90%), 1962년(7전6승ㆍ86%), 1979년(6전5승ㆍ83%), 1956년(10전8승ㆍ80%)에 각각 경이적인 승률을 올렸다. 세계 축구가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대표팀이 올해 기록한 승률 80%는 초창기인 1950년 달성한 승률 100%보다 순도에서 압도한다.
슈틸리케호는 올해 44득점을 하면서 실점은 4점으로 틀어막았다. 연간 골득실차 기록도 새롭게 썼다. +40골을 낸 슈틸리케호 이 부문 역대 2위에 자리했다. 역대 1위는 1978년에 나온 +42골(20경기 50득점8실점)이다. 3위와 4위는 각각 1977년 +38골(25경기 55득점17실점)과 1975년 +37골(23경기 52득점15실점)이다.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209개 가맹국 중 올해 가장 낮은 경기당 실점율(0.2골)을 보였다. 한국은 전날까지 0.17실점(6경기 1실점)을 기록하던 루마니아가 18일 이탈리아전에서 2골을 내주면서 최소 실점율 국가가 됐다. 경기당 0.2실점은 한국 축구 역사를 놓고 봐도 위대한 성과다. 대표팀은 1991년 A매치 6경기에서 1골(경기당 0.17실점ㆍ1위) 밖에 내주지 않았다.
대표팀은 A매치에서 7경기 연속 무실점 중이다. 이는 1970년(8경기)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한다. 한국 축구는 1978년과 1989년에도 7경기 연속 무실점했다. 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에서 6연승(승점 18)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예선 6경기에서 23골을 넣고 실점은 하지 않았다. 지난 1989년 이탈리아 월드컵 예선 6연승(25골ㆍ무실점)과 맞먹는 기록이다. 한국은 연간 무실점 경기 신기록도 17경기로 늘렸다. 대표팀은 지난 1970년과 1975년, 1977년, 1978년에 각각 13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KBSN과 JTBC에서 경기 중계를 맡고 있는 박찬하 축구해설위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경기 운영을 안정적으로 하고 있다.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며 "올해 초 아시안컵 때에 비해 시스템이 자리를 잡았고 선수들도 감독의 주문을 잘 이행하고 있다. 공격에선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활용한 플레이는 물론 약속된 패턴 플레이도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치른 20경기 중 19경기가 아시아권 팀이었다고 하자 박 해설위원은 "하지만 팀 전력이 궤도에 오르고 있는 건 사실이다. 3차 예선에 가면 전력이 더 구체화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사진=울리 슈틸리케 감독(KFA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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