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요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가 교촌한옥마을이다.
신라 신문왕때 설립된 국학이 있던 곳이다. 이 국학이 고려 때는 향학, 조선 때는 향교로 이어졌고, 교촌은 향교가 있었기에 불려진 이름이다.
교촌은 또 신라 때 원효대사와 요석공주가 사랑을 나눈 요석궁이 있던 곳이기도 하다. 교촌을 더유명하게 한 건 ‘노블레스 오블리주’, 즉 바른 부자의 모습을 보여준 경주 최부자의 고택이 있기 때문이다. 최씨 고택 주변을 정비해 한옥마을을 조성한 건 그리 오래지 않다. 한옥 지붕이 너울지고 담장길 골목을 걸으며 신라의 경주가 아닌 조선의 경주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최씨 고택은 약 170년 전에 지어졌다고 한다. 교촌에 있는 여러 채의 한옥 중에서 위엄 있어 보이는 솟을대문으로 인해 한 눈에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최씨 고택 바로 옆에선 집안 대대로 내려왔던 교동법주를 만날 수 있다. 지금도 전통방식 그대로 빚고 있다는 교동법주는 밀 누룩과 토종 찹쌀을 재료로 밑술 덧술의 2차 발효 과정을 거쳐 100일 정도 걸려 완성시킨다고.
교촌한옥마을엔 다양한 전통문화체험장이 마련돼 있다. 민낯의 신라토기를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토기공방(한국토기), 전통 손누비를 해볼 수 있는 누비체험장과 함께 유리공방과 다도예절교육장 등이 있다.
마을 안에는 식당도 여럿 있다. 최근 가장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찾는 곳은 교리김밥집. 얇게 저며 겹겹으로 말아낸 계란 지단이 부드러운 식감을 내는 김밥으로 유명하다.
마을의 끝자락엔 신라 때 다리인 월정교가 복원 중이다. 그냥 다리가 아니라 기와 지붕을 이고 있는 다리다. 아직 완공되지 않아 사람들의 통행은 금지돼 있지만 한밤 야간 조명을 받은 모습은 동궁과 월지와 함께 경주의 야경을 대표할 정도다.
교촌한옥마을은 신라 시조 김알지의 탄생 설화를 간직한 계림과 선덕여왕이 세운 첨성대와 지척이고, 이제 본격 발굴 작업에 들어간 신라의 왕궁터 월성하고도 가깝다.
경주=이성원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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