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어머니와 갈등 때문에 절도범 전락한 20대

서울 금천경찰서는 ‘부축빼기’수법으로 취객들로부터 1,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이모(25)씨를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올해 7월부터 10월까지 늦은 밤 길에 쓰러져 있는 취객 15명에게 접근해 부축해주는 척하다가 지갑과 휴대폰 등을 가로챘다. 훔친 휴대폰을 초기화한 뒤 유심칩 내 개인정보로 활용하면 소액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노린 범죄였다. 그는 이런 식으로 온라인 게임 아이템과 10만원 상당 백화점 상품권 등을 구매한 뒤 이를 중고거래 카페에서 헐값에 되팔아 현금을 마련했다.

조사결과 이씨는 최근 아버지와 재혼한 새어머니와 갈등을 겪다 지난 4월 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했지만 가출 뒤에는 특별한 직업 없이 찜질방과 PC방 등을 전전하다 생활비가 떨어지자 범죄에 나선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이 유심칩에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않아 피해 규모가 커졌다”며 “사전에 비밀번호를 입력해 분실사고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준호기자 junho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