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서방 국가들에 대한 테러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 17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참관하는 독일과 네덜란드 대표팀간의 친선축구가 테러 위협으로 취소됐고, 미국 발 에어프랑스 여객기 2편도 테러 위협을 받아 회항했다.
17일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하노버에 위치한 HDI 스타디움에서 예정된 독일과 네덜란드 축구대표팀의 친선경기가 테러 위협으로 취소됐다. 하노버 경찰은 “경기 시작 90분 전 폭탄 공격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입수했다”며 “관객이 대피하도록 출입문을 개방하고 나서 15분 뒤에 추가 경고도 있었다”고 밝혔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부 장관은 “위험 징후들이 초저녁을 지나며 점점 뚜렷해져 경기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폭발물 의심 물체를 수거하기 위해 무장 병력을 동원해 경기장과 인근을 수색했지만 발견된 것은 없었다.
이번 경기에는 메르켈 총리를 비롯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참관할 예정이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테러리스트들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이날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에는 미국을 출발해 프랑스 파리로 가려던 에어프랑스 여객기 2대가 테러 위협을 받아 항로를 바꾸기도 했다. AP 등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을 이륙한 파리행 에어프랑스 65편, 워싱턴시에서 출발한 파리행 에어프랑스 55편에 익명의 폭파 협박이 가해져, 각각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와 캐나다 동부 노바스코샤주로 회항했다. 두 항공기 모두 사고 없이 착륙했고 승객들은 무사히 공항 터미널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는 이날 CNN에 “다수 사법당국이 항공기 항로 변경을 유발한 협박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IS의 테러 협박으로 비상이 걸린 워싱턴에서는 이날 대대적인 대테러 항공 훈련이 실행됐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미 공군의 F-16 전투기와 민간항공 초계부대 전투기, 해안경비대 MH-65 돌핀 헬리콥터 등이 동원됐다.
NORAD는 2011년 9·11 테러 이후 미국과 캐나다 상공에서 정기적으로 훈련을 실시했지만, 이번 훈련은 IS가 “미국의 중심인 워싱턴을 타격할 것을 맹세한다”고 위협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특별 훈련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워싱턴은 주요 정부 건물은 물론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시설, 경기장 등 시민들이 많이 몰리는 시설에 대한 경계를 대폭 강화하고 경찰을 추가 배치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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