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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vs代잇기... 中 치링허우 가정 둘째 출산 고민 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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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비vs代잇기... 中 치링허우 가정 둘째 출산 고민 깊어

입력
2015.11.1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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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사진 찍는 중국 여성들. 연합뉴스
지난 2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사진 찍는 중국 여성들.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전면적 두 자녀 정책’을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40대 중반을 지난 ‘치링허우’(七零後ㆍ1970년대 출생자) 부부들이 갈피를 못 잡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중국 환구망(環球網)이 18일 보도했다.

환구망은 “작년 초 정부가 ‘단독 두 자녀 정책’(부부 가운데 한 명이 외동자녀이면 두 자녀까지 낳도록 허용)을 도입했을 때 대부분 형제자매가 많은 치링허우들은 논외의 대상이 된 것에 충격을 받았고 이번 ‘전면적 두 자녀 정책’에도 쉽사리 응할 수 없는 처지”라고 전했다. 치링허우 여성들이 수년 내로 50세가 되는 탓에 출산능력이 떨어지고 양육비용 등 경제적 이유 등으로 둘째를 낳고 싶어도 낳을 수 없는 당혹감이 겹쳐 이들 가정에 골칫거리라는 것이다.

초등생 딸을 둔 베이징의 훙(洪ㆍ44) 부부는 지난달 말 두 자녀를 허용하겠다는 정부 발표를 듣고 고민에 빠졌다. 훙씨의 아내가 3년 전 뜻하지 않게 임신했을 때 정부 정책에 거슬러서 둘째를 잘 키울 수 있을까 고심한 끝에 병원에서 유산수술을 받았다. 그는 “한 자녀 정책이 실시되고 30년 이상 흘러서 둘째 아이가 필수는 아니라는 게 공통된 인식”이라며 “유산 당시 미련이 컸는데 정책 변화로 다시 아이를 가질지 고민돼 잠도 안 오고 담배만 축낸다”고 말했다.

시안(西安)에 거주하는 겅다청(耿大成ㆍ40) 부부에겐 두 자녀 정책이 복음과도 같다. 부부 공무원인 이들은 최근 3개월 동안 아내가 임신한 사실을 비밀로 했다. 종전 한 자녀 정책에 따라 둘째 자녀를 낳으면 모두 해임되기 때문이다. 겅 부부는 “고향인 선시(陝西)성 농촌에서 자녀를 많이 낳은 가정의 집이 철거되고 식량압수에다 벌금까지 받는 것을 봤다”며 “큰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간쑤(甘肅)성에서 의사로 근무하며 9살 장녀와 3살 아들을 키우는 린잉(林穎ㆍ여ㆍ37)은 이번 정책 변화에 남몰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외동딸로 자라 외로움을 탔기 때문에 둘째 아이 임신 당시 고집을 부려 출산을 강행했다며 평생 가장 현명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환구망은 “가족계획에 대한 정책 변화로 1억 5,000만명에 달하는 외동자녀 가정이 새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며 “자녀양육과 대 잇기 등을 놓고 결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전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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