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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에게 활짝 열린 문학 공간 만들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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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에게 활짝 열린 문학 공간 만들고 싶었죠

입력
2015.11.1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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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문학을 좀더 접하게 만들고 싶다는 이명랑씨.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청소년들이 문학을 좀더 접하게 만들고 싶다는 이명랑씨.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서울 영등포 조광시장 인근에서 자랐는데도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작가는 물론 대학생을 본 적이 없었어요. 지금도 서울만 벗어나면 문화적 체험을 할 수 없는 아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 격차를 해소하는 데 일조하고 싶었어요.”

대안적 문학 교육, 북 토크쇼, 신인ㆍ미등단 작가들의 네트워크 등을 위한 공간 ‘문학하다’를 운영하는 소설가 이명랑(42)씨는 최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작가와 청소년들의 만남에 방점을 찍으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 합정동 ‘문학하다’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한 작가가 미국의 작은 동네 도서관 초청으로 다녀왔는데 그 자리가 굉장히 따뜻하고 감격스러웠다고 한 말을 듣고 작은 규모라도 저자와 독자가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출판사의 규모나 작가의 유명세에 기대지 않더라도 책의 저자와 독자가 친밀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1998년 첫 소설 ‘꽃을 던지고 싶다’를 낸 뒤 ‘삼오식당’ ‘나의 이복형제들’ ‘구라짱’ 등 20권이 넘는 소설과 에세이를 낸 이씨는 개관과 함께 강연을 했다. 이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의 임정진 작가, ‘마당을 나온 암탉’의 황선미 작가, ‘청춘기담’의 이금이 작가 등이 이곳에서 독자와 만났다. 출판사나 작가에겐 최소한의 비용만 받고, 독자들 중 어린이와 청소년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게 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문학의 맛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예상 외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문학하다’에선 문학교육을 받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저소득층 청소년과 서울 이외 지역 청소년에게 기회를 마련하고, 신인 작가와 미등단 작가가 공동 집단 창작을 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일도 하고 있다. 서사 창작에 재능이 있는 회원을 모아 ‘창작집단 문학하다’도 이끌고 있다. 직원은 없고 이씨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이 모든 걸 도맡아 한다. 소설을 노래로 만들어 부르는 ‘북뮤지션’으로 알려진 제갈인철, 김수목 시인, 문화기획자 반현이씨가 그를 돕고 있다.

수익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문학하다’를 운영해서 버는 돈은 거의 없다고 한다. “문학으로 사업을 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는 그는 “취지는 좋은데 막상 시작해보니 ‘내가 무식해서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비즈니스 모델로 접근하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학하다’ 운영에 시간을 쏟다 보니 정작 본업인 창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딜레마다. 이씨는 “그나마 다행인 건 주위에서 도와주려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라며 웃었다.

그는 다양한 출판사들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작은 출판사들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판사와 작가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씨는 “좋은 작가들이 많이 나오려면 다양한 출판사들이 공존해야 한다”며 “최근 1인 출판사가 늘고 있는데 이런 출판사들이 서로 협력해서 많은 작가들을 만나고 또 함께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독자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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