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정재가 어머니의 억대 빚을 갚지 않았다는 이유로 민사소송에 휘말려 대중의 시선을 끈 하루였다. 고소인은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이고 이정재 측은 “유명인 흠집 내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최근 출연 영화 ‘관상’과 ‘암살’ 등이 관객의 사랑을 받으며 새삼 인기 정점의 환희를 누리고 있는 이정재로서는 갑작스러운 악재 때문에 체면을 구겼다.
17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정재는 어머니 빚을 대신 갚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소장에 따르면 고소인 A(68)씨는 1997년 이후 이정재의 어머니 B(67)씨가 “아들 출연료로 돈을 갚을 수 있다”고 해 2000년대 초부터 네 차례에 걸쳐 1억9,370만원을 B씨에게 빌려줬다. A씨는 B씨가 돈을 갚지 않고 미국으로 출국하자 미국까지 쫓아가 채무 이행각서를 받았고, 이정재가 A씨에게 6,000만원을 갚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 B씨가 돈을 갚지 않자 A씨는 2005년 4월 B씨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이에 이정재가 B씨와 함께 검찰에 출두해 “대신 빚을 갚겠으니 고소를 취하해달라”고 요청했으나 B씨가 100만원을 송금한 뒤 계속 연락이 없자 지난 4월 이정재와 B씨를 상대로 대여금 지급명령 신청을 서울지법에 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자 이정재 측이 이의를 제기해 소송으로 비화했다.
이정재 측은 채무와는 무관하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정재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배우 본인이 뒤늦게 채무 사실을 알고 해결하려고 했지만 상대 측이 법적 채무에 대한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유명인의 흠집 내기를 통해 무리한 이자 취득을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재가 직접 관련된 일이 아니라 어머니의 일”이라며 “배우의 변호사 측은 재판의 기각을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속사는 “이 사안이 계속될 경우 무고죄 고소 등 강경한 법적 대응으로 맞설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정재의 잘못 여부와는 무관하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기사 댓글에는 이정재를 향한 비판적인 내용이 적지 않게 담겼다. “억울한 일은 아닌 듯하다”는 의견과 함께 인신공격성 글들이 채워졌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