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이집트 시나이 반도 상공에서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이 기내에 반입된 폭발물에 의한 테러로 확인됐다고 러시아 정보당국 수장이 17일 밝혔다. 224명의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추락 사고의 원인에 대해 러시아가 폭발물에 의한 테러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FSB)국장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안보회의에서 여객기 추락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한가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것이 테러리스트의 소행이라는 것”이라며 “기체와 화물 잔해 등에서 외제 폭발물 흔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보르트니코프 국장은 “수사관들의 조사에 따르면 여객기 기내에서 TNT 1kg의 폭발력에 해당하는 폭탄이 터지면서 기체가 공중에서 여러조각으로 부서졌고, 이것이 동체 잔해들이 넓은 면적에 흩어진 이유”라고 보고했다. 그는 승객의 수화물과 기내 소지 화물, 기체 잔해 등에 대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 러시아 중소항공사 ‘코갈림아비아’ 소속 에어버스 A-321여객기는 이집트 휴양지 샤름엘셰이크를 이륙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중 시나이반도 중북부 상공에서 추락했다.
보고를 받은 푸틴 대통령은 “기한없이 범인 색출 작업을 해 그들 모두를 찾아내야 할 것”이라며 “그들이 어디에 숨어있던 지구상 어느 곳에서라도 찾아내 징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SB는 러시아 여객기 테러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한 사람에게 약 5,000만달러(약586억원)의 포상금을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집트 당국이 현재 러시아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용의자 2명을 구금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안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집트의 한 관리는 “조사를 받고 있는 17명 중 공항직원 2명이 누군가 여객기 안에 폭탄을 설치하는 것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집트 항공 당국은 러시아의 발표에도 “어떠한 테러행위를 입증하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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