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주중 중대 결단” 압박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당내 주도권 경쟁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문 대표가 자체 공동지도부 구성을 통해 호남 여론 악화와 당 지지율 하락 및 내홍을 수습할 계획이지만, 안 의원이 “선거만을 위한 인위적 연대는 없다”는 입장을 거두지 않고 있어 두 대권주자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문 대표는 기존의 문·안·박 희망스크럼에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전 의원 등 당내 유력 인사들을 순차적으로 포함시키는 공동지도부 구성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비주류의 사퇴 촉구 등 외부적 압력이 더 커지기 전에, 자신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20대 총선을 준비하려는 승부수인 셈이다. 구체적인 공동지도부 구상은 18일 광주 조선대에서 열릴 문 대표의 강연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문 대표의 최측근은 “문 대표의 공동지도부안은 기존의 계파 나눠먹기 방식의 공천을 하지 않으면서 당 지지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문 대표의 공동지도부 성사 여부의 키를 쥐고 있는 안 의원이 문 대표와 공조에 여전히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거(체제)에 돌입하자, 또는 저한테 어떤 자리를 준다든지 하는 건 완전히 본질에서 벗어난 주장”이라며 “지금은 어떻게 국민의 마음에 변화를 일으킬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지난 달 자신이 발표한 ‘낡은 진보 청산’, ‘새로운 인재 영입’을 골자로 한 혁신안을 문 대표가 받지 않으면, 총선을 위한 어떤 형태의 연대도 거부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오히려 안 의원은 문 대표의 공동지도부안과 상관없이 이르면 이번 주중 ‘중대 결단’을 발표하겠다며 문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안 대표의 최측근은 “문 대표가 끝끝내 당의 근본적 변화에 대해 답을 주지 않으면 (거취 문제 등을 포함해) 또 다른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야권의 핵심 관계자는 “문 대표가 ‘안 의원 혁신안을 받겠다’고 공식화하는 것은 당 주도권을 (안 의원에게) 내주는 그림으로 비춰질 공산이 커 (수용)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두 정치인의 지향점과 셈법이 워낙 달라 7인회와 통합행동 등 중간 지대의 중재 노력 없이는 당 통합의 해법은 당분간 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