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슈퍼스타K 7’(이하 슈스케 7)이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슈퍼위크에서 톱10을 목전에 두고 탈락한 참가자 신예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이익을 당했다”고 폭로했기 때문이다. 신예영은 2년 전부터 ‘슈스케’ 측의 섭외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자신이 속한 대학 교수가 제안한 Mnet 관련 신생기획사와의 계약을 거절하자 방송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2년 전 버스커버스커의 멤버인 미국인 브래드가 폭로한 일과 비슷하다. 그는 당시 미국의 한 음악전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제작진이 먼저 장범준에게 전화를 걸어와 출연을 제안했다” “결승전이 열리기 직전 출연자들에게 행동 양식까지 주문했다. 나에게는 객석에 있는 여자친구의 손을 절대 놓지 말라고 했다” 등 참가에서부터 행동 하나하나까지 제작진이 깊숙이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왜 이러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
라제기 기자(이하 라)= “‘슈스케 7’은 사전 섭외, 악마의 편집, 계약 문제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신예영도 SNS를 통해 자신이 불이익을 당한 것 같다고 폭로했고.”
양승준 기자(이하 양)= “출연자들이 섭외라고 얘기하는데 사실이다. 제작진이 프로모션을 위해 실력자들을 데려오려고 한다. 신예영도 예대 출신이라 출연권유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강은영 기자(이하 강)= “이번 ‘슈스케 7’은 케빈 오, 자밀 킴, 클라라 홍 등 해외파가 많은 점도 사전 섭외가 의심된다. 이들은 미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이칸 아이돌’이나 ‘더 보이스’ 출신들이다.”
라= “지난 주 최종 결승에 오른 천단비도 오랫동안 ‘코러스걸’로 활동해 백지영 등 심사위원 대부분이 알 정도로 업계에선 알려진 인물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성격상 어울리지 않는 출연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섭외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양= “결국 사공들이 너무 많아진 거다. 신예영 같은 경우도 중간에 교수가 끼어있는 거니까.”
라= “이미 오디션 유경력자들이다. 오디션이라는 게 본질적으로 무명에게 등용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실력은 알려졌으되 기획사를 못 잡고 음반을 못내는 사람들을 위한 게 된 듯하다.”
양= “일종의 오디션 돌려막기라고 해야 되나. 사실 떨어지고 나서 또 지원하면 어때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래도 다른 오디션 지원자들이 계속 나올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든다.”
강= “결국 제작진은 믿을 수 있는 실력자들이 필요한 것이고, 프로그램을 위해서 얘깃거리, 화젯거리가 되기 때문에 출연시키는 것이다. 악마의 편집이 계속 논란이 되는 것도 ‘사연팔이’와 함께 신변잡기식 스토리에 집착하는 제작진의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라= “제작진 입장을 이해하지만 항상 조작 논란이 있다. ‘슈스케’도 제작진이 촬영에 너무 깊이 개입하는 게 아닌가. 연출은 최소한의 (출연자) 관리만 하고 편집에서 팩트는 살리는 정도로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문제다.”
양= “‘슈스케’는 합숙을 한다. 합숙소에서 휴대폰도 빼앗기고 제작진으로부터 철저하게 관리를 받는다. 클라라 홍 등은 이 과정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제작진의 지나친 관여가 도마에 올랐었다.”
조아름 기자(이하 조)= “연출에 최소한 개입해야 한다는 건 맞다. 문제가 되는 건 오디션 참가자들의 실력이 아니라 말 한마디 참가 과정에서의 언행으로 편집논란이 있었던 것이다. SBS ‘K팝 스타’는 음악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착한 편집’이 화제다.”
양= “그렇다. ‘K팝 스타’는 악마의 편집 논란이 한 번도 없었다. 개인사보다는 출연자들이 연습하는 과정과 실력, 노래하는 모습 등 성장해가는 과정을 부각한다.”
조= “확실히 출연자간의 갈등구조는 약하다. 그래서 보기가 편안하다.”
강= “‘슈스케’의 경우 허각이 실력도 실력이지만 개인사가 너무 공개돼 안타깝기도 했다. 환풍기수리공에 헤어진 어머니와의 사연 등이 너무 부각됐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시청률과 직결된 부분인 거다.”
라= “오디션 프로그램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들이 제작진의 과도한 연출과 개입으로 논란이 인다.”
양= “SBS ‘동상이몽’도 스킨십을 원하는 아버지와 딸의 사연을 너무 과격하게 다뤘다. 그래서 사연의 주인공 언니가 제작진이 과하게 연출한 정황을 SNS를 통해 폭로한 것이다.”
강= “한 연예인도 리얼 다큐멘터리에 출연했다가 작가 등 제작진의 지나친 개입에 놀랐다고 하더라. 가족 간 갈등을 부각하기 위해 무리하게 싸움을 붙이는 식으로 말이다.”
라= “예전 SBS 예능 ‘강심장’의 경우에도 출연자들이 거짓말로 사연을 지어내거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직접 경험한 것처럼 이야기했다가 폭로되는 문제점이 드러났었다. 조작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그에 버금가는 상황이었다. 연예인 출연 프로그램도 이럴진대 일반인 대상 프로그램은 오죽하겠나. 사람들의 관심을 일으키기 위해 사생활을 상품화하는 건데, 연예인이 직업이 아닌 일반인의 경우에는 출연자들이 상처와 피해를 입게 된다.”
강= “방송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 셈이다. 일반인 출연자라고 해서 제작진 마음대로 관리한다는 개념을 버려야 한다. ‘슈스케’ 등 일반인 출연자들의 폭로가 또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양= “SBS ‘짝’도 출연자들에 대한 강압적인 개입과 간섭 등으로 계속 논란이 됐고 출연자의 사망 등으로 폐지까지 됐다. 제작진과 일반인 출연자 간의 체계적인 시스템과 기준이 빨리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