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29)씨의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여부를 가리는 재판에서 주신씨에게 다시 신체검사를 받도록 결정했다. 주신씨가 이미 2012년 2월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검증에 임한 데다 병무청과 검찰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피고인들의 재검증 주장에 재판부가 응한 것이다. 박 시장 측은 의혹은 수 차례 해소됐다며 재검에 응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심규홍)는 1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승오(57)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 등 7명의 재판에서 “다음달 22일 주신씨를 증인으로 소환할 예정”이라며 “그가 나오면 병원에서 신체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과 피고인들이 추천한 의사 3명씩으로 구성된 감정위원 6명이 참여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주신씨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으면 2011년 12월 병무청에 낸 자생한방병원의 자기공명영상(MRI) 사진과 공군 신체검사에서 촬영한 방사선 사진이 동일인의 것인지 여부를 감정위원들이 다시 감정하는 방식으로 절차를 갈음하겠다고 설명했다.
주신씨는 재판부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재판부는 “변호인이 제출한 이메일과 전화로 다 연락해 봤는데, 본인과 연락이 안 됐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애초 주신씨에게 오는 20일 증인으로 출석하라고 소환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불출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다음달 22일 출석을 다시 요구하기로 했다.
양씨 등은 지난해 6ㆍ4 지방선거를 앞두고 트위터와 인터넷 카페 등에 주신씨가 병역비리를 저질렀으며 2012년 2월 실시한 공개 신체검사에서도 다른 사람을 내세웠다는 취지의 글을 유포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박 시장 측은 “국가기관이 병역비리 의혹은 허위라고 일관되게 판단하고 있으므로 주신씨가 굳이 재판에 출석할 필요가 없다”며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나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