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나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들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3% 넘게 예상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주요 대기업의 90%는 내년 경제성장률이 3%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경기 전망에 기초해 정책을 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경영환경조사’ 결과, 응답기업의 90.2%가 내년도 성장률이 올해에 이어 3.0% 미만이 될 것으로 응답했다.
경영 상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내수·수출 동반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48.1%)를 지목했다. 이어 ‘중국 등 해외시장 경쟁심화’(21.1%), ‘원자재가 등 생산비용 증가’(10.2%) 순이었다.
현장에서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 전망과 비교하면 정부 기관의 경제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기획재정부(3.5%), 한국은행(3.2%) 등 재정ㆍ통화 등 정책기관들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모두 3%를 상회한다.
정부의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 방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이날 ‘낙관적 경제전망 경계해야 하는 이유’ 보고서에서 “2011년 이후 국내외 전망기관들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계속 실제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다”며 “경제에 대한 판단이 잘못될 경우 적절한 정책대응에 나서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보고서는 정부의 낙관적 예상이 경제위기를 비롯한 심각한 결과로 이어진 사례로 일본의 장기 침체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지역)의 재정위기를 꼽았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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