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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얼굴 잃은 美 소방관 ‘페이스오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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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얼굴 잃은 美 소방관 ‘페이스오프’ 성공

입력
2015.11.1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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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의 로드리게스가 16일 뉴욕에서 소방관 패트릭 하디슨 수술 과정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집도의 로드리게스가 16일 뉴욕에서 소방관 패트릭 하디슨 수술 과정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화재로 얼굴이 녹아 내린 미국 남성이 얼굴을 통째로 기부 받아 안면이식 수술에 성공했다고 AP통신이 16일 보도했다.

주인공은 패트릭 하디슨(41)이라는 미국 테네시주의 소방대원. 그는 14년 전 화재 진압을 하다 얼굴부터 가슴까지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하디슨에게 얼굴을 기부한 사람은 자전거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데이비드 로더바우(26)라는 청년이었다. 집도 의사는 하디슨이 수술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생존률은 반반이었지만 하디슨은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 위해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하디슨이 얼굴을 잃어버린 것은 2001년 9월이다. 미시시피의 한 주택 화재 진압을 위해 그는 다른 소방대원들과 불이 난 건물로 들어갔다가 화재로 무너진 천장에 깔렸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얼굴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허벅지에서 살을 떼어내 얼굴에 붙이는 수술을 받았다. 당시 그는 귀, 입술, 대부분의 코, 눈꺼풀을 다 잃어버린 상태였다.

그러나 퇴원한 그를 반긴 것은 아빠의 새로운 모습에 기겁하며 달아나는 세 명의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이 나를 보자 소리를 치며 도망가 울기 시작했다. 죽는 것 보다 더 끔찍한 순간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하디슨은 그 후에도 입술, 코, 눈꺼풀의 피부 이식수술 등 총 71번의 수술을 더 받았다. 사고 후 두 명의 아이를 더 낳기도 했지만, 결국 부인과도 이혼했다.

하디슨이 안면이식 수술을 받은 것은 교회 친구가 안면이식 수술로 유명한 로드리게즈라는 이름이 이름의 의사에게 연락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5년부터 총 20여 차례의 안면이식 수술 경험이 있는 의사였다. 지난해 8월 하디슨은 수술 대기자 명단에 오를 수 있었다. 그 후 하디슨은 피부색, 혈액형, 머리 골격 등이 맞는 기부자를 기다려야 했다. 그로부 1년 뒤 하디슨은 기부자를 만났다. 뇌사 상태에 빠진 청년이었다.

수술은 쉽지 않았다. 그는 뉴욕대 란곤 의료센터에서 26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의료진들은 기부자의 얼굴, 두피. 피부, 조직, 신경, 근육 등을 함께 떼냈다. 그리고 혈관을 잘 맞춰 기부자의 얼굴을 하디슨의 얼굴 골격에 붙였다. 로드리게스는 수술이 성공적이라고 밝혔다. 3개월이 지난 지금 하디슨은 아직 회복 중이다. 눈꺼풀 수술을 몇 차례 더 받아야 하지만 수술은 성공적이다. 그러나 그는 이식으로 인한 신체 거부반응이 있을 수 있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약을 복용해야 한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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