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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야오방 복권 입맛대로, 톈안먼 빼고 청렴만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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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야오방 복권 입맛대로, 톈안먼 빼고 청렴만 강조

입력
2015.11.1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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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야오방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
후야오방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

최고 권력자에 올랐지만 1986년 학생들의 민주화 시위를 적극 진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물러나야 했던 후야오방(胡耀邦·1915~89)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공식 복권될 지 주목된다. 그러나 그가 추진했던 정치 개혁이나 민주화 노력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어 ‘당의 입맛대로 복권’이란 지적이 나온다.

당 간부 교육 기관인 중앙당교의 신문사는 16일 ‘후야오방 동지와 이론동태-후야오방 동지 탄생 100주년 기념 좌담회’를 열었다. ‘이론동태’는 ‘실천만이 진리를 검증하는 유일한 표준’이라는 후야오방의 글이 발표된 잡지다. 후 전 총서기의 아들인 후더핑(胡德平) 전국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은 이 자리에서 “아버지와 중앙당교의 인연은 매우 깊다”며 가족들을 대표, 감사했다.

탄생 100주년이 되는 20일엔 베이징(北京)에서 공식 기념대회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웨이보(微博ㆍ중국판 트위터)엔 “1996년 발표된 ‘당과 국가 지도자의 탄생 기념 활동에 관한 통지’에 따르면 후 전 총서기의 100주년은 당 중앙 차원의 기념대회로 치러지고 주요 지도자도 참석, 기념사를 할 것”이라는 글이 등장했다. 특히 2005년 탄생 90주기 기념식에 당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쩡칭훙(曾慶紅) 국가 부주석 등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이번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이 점쳐진다.

23일에는 후 전 총서기의 고향인 후난(湖南)성 류양(瀏陽)시에서도 기념 행사가 개최된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후 전 총서기의 공식 복권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후 전 총서기의 정치 개혁과 민주화 추진 등에 대한 재평가와 진정한 의미의 명예 회복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천다오인 상하이(上海)정법대 교수는 “중국공산당은 역사를 자신들의 정치적 필요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며 “모범 당원으로서 후 전 총서기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을 뿐 1989년 그의 죽음과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과의 연관성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16일 좌담회에서 황하오타오(黃浩濤) 중앙당교 부교장은 “후 전 총서기의 청렴결백 정신은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의 꿈은 시 주석의 구호이다. 중국청년망도 “후야오방의 높은 식견과 용감한 일처리 등은 시 주석도 제창하고 있는 간부들의 품성”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톈안먼 민주화 운동 당시 무력 진압에 반대했다 실각한 또 다른 비운의 지도자 자오쯔양(趙紫陽ㆍ1919∼2005) 전 총서기에 대한 복권 움직임이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는 것도 정치 개혁과 민주화는 여전히 중국의 금기 사항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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