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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제 폐지보다 포맷 변화가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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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제 폐지보다 포맷 변화가 시급"

입력
2015.11.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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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부터 순위제를 폐지하는 MBC ‘쇼! 음악중심’. MBC 제공
21일부터 순위제를 폐지하는 MBC ‘쇼! 음악중심’. MBC 제공

MBC ‘쇼! 음악중심’이 21일부터 순위제를 폐지한다. 여러 음원 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순위를 발표하는 상황에서 방송사의 순위 발표는 의미가 없다는 게 MBC 예능본부의 설명이다.

음악방송 순위를 올리기 위한 음원사재기 등 과도한 경쟁을 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가요계 관계자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MBC 외에 타 방송사에선 순위제 폐지 움직임이 없어 실효성에도 크게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KBS ‘뮤직뱅크’ 제작진은 16일 한국일보에 “순위제 폐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사들은 이미 가요음악프로그램의 순위제 폐지와 부활을 반복한 전력이 있다. MBC는 2006년 1월에 ‘쇼! 음악중심’의 순위제를 폐지했다가 2007년 4월에 부활시켰고, SBS도 2012년 ‘인기가요’의 순위제를 한 차례 폐지했다가 2013년 다시 도입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한 걸그룹 기획사 이사는 “순위제를 폐지하고 나서 음악방송 측에서 스타 가수들 섭외가 안 돼 다시 순위제를 부활한 걸로 아는데 이번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음악방송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팝 스타들을 데려다 놓고 평균 시청률 2%를 기록하는 음악방송 위기의 근저엔 순위제 실시 여부가 아니라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 구성이 문제라는 것이다. 강일권 음악평론가는 “현재 7개의 음악프로그램에서 똑같은 아이돌그룹이 나와 같은 노래를 부르는데 시쳇말로 누가 본방사수를 하겠느냐”며 “출연진을 다양화해 다양한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줄 수 있는 다양한 포맷도 고민해야 한다. 20여 팀이 줄줄이 나와 같은 무대에서 3분짜리 곡을 하나씩 부르고 빠지는 무대에서 벗어나 장르별로 몇몇 가수에 집중해 완성도 있는 무대를 꾸미는 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다. 한 싱어송라이터 기획사 대표는 “방송사가 K팝 한류 열풍으로 음악방송을 제작해 해외에 수출하는데 제작비 투자는 몇 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좀 더 완성도 높은 라이브 무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석희 방송평론가는 “현재 음악방송은 신인그룹 홍보의 장이란 생각밖에 안 든다”며 “출연진 구성과 무대를 특색화해 음악프로그램의 색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제작진이 아이돌 출연에 매달리다가 기획사들의 신인 끼워팔기에 굴복하며 천편일률적인 음악방송만 만들 것이 아니라 특색 있는 프로그램으로 승부하며 출연진도 다양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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