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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의 길 위의 이야기] 멀고도 가까운 죽음들

입력
2015.11.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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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 개의 부음을 들었다. 일러스트레이터 난나씨와 소설가 이상운씨. 난나씨는 4일, 이상운 작가는 8일 사망했다. 각각 자살과 교통사고. 두 분 다 친분은 없다. 난나씨의 삽화는 몇 컷 정도 우연히 봤고, 이상운 작가의 소설은 읽어보지 않았다. 어쩌면 전혀 무감하게 지나쳤을 수도 있는 부음들이다. 난나씨의 경우, 생활고와 작품에 대한 편견 때문에 좌절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한 일간지에 제법 긴 기사가 게재됐는데, 그걸 읽곤 같은 일을 하는 후배가 떠올랐다. 청탁 의뢰인의 갑질 횡포와 어처구니없는 그림 값에 스트레스 받는다는 하소연을 종종 들었었다. 난나씨의 자살이 남의 일로 여겨지지 않았다. 이상운 작가의 죽음은 얼마 전 시인 K를 통해 접하고선 살짝 얼이 빠졌었다. K와 술을 마시고 헤어진 후 20분 만에 변을 당했다는 것. 술자리에서 그는 뭔가 울분에 찬 이야기를 쏟아 부었다고 한다. 문득 모든 죽음이 멀리 있는 듯 가까운 느낌이었다. 아울러 멀어서 무감해지는 것도, 가깝다고 특별한 것도 아니라 생각했다. 죽음의 일차적 원인이 무엇이든, 세계를 형성하는 모든 틀이 어느 이름 없는 개인의 죽음을 무수한 겹으로 옥죄고 있었다. 그러니, 삼인칭 ‘그’의 죽음은 언제든 일인칭 이인칭의 실제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 연일 먹구름 짙은 늦가을이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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