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비싸 사업자 외면
사실상 무용지물 전락 흉물화,
건축물 용도변경까지 고심
충남 천안시가 건축비만 97억원이나 들인 세계민족음식테마관의 운영자를 선정하지 못해골머리를 앓고 있다.
16일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 8월과 이달 12일 세계민족음식테마관 운영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서 4층 카페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간이 연달아 유찰됐다. 이에 따라 한식의 세계화와 미래 먹거리산업 촉진을 주도하겠다는 천안시 의도에 빨간 불이 켜졌다.
테마관은 2011년 당시 각국 음식을 보고 맛보게 하자는 취지로 농림수산식품부와 충남도 지원을 받아 2년 뒤 천안시 동남구 천안대로에 완공했다.
완공 이후 시는 소매점과 한식·동양관 식당, 요리아카데미와 산학협력체 체험교육관, 서양관 식당, 미술전시 공연장, 카페 등을 입점시키기기 위해 입찰공고를 냈다.
그러나 지난 8월 첫 입찰에서 4층 카페만 낙찰됐을 뿐 한국관(전용면적 582㎡)과 도농교류관 소매점(241㎡), 세계관(485㎡), 요리아카데미(291㎡)은 두 차례의 입찰에서 한 업체도 응찰하지 않았다. 테마관이 천안의 변두리에 위치해 접근성이 낮은 반면 상대적으로 임대료는 비싸기 때문이다. 임대료는 한국관의 경우 부가가치세를 포함하면 연간 1억원이 넘고, 소매점은 4,015만원, 세계관 7,418만원, 요리아카데미도 4,445만원에 이른다.
테마관은 완공 시점에 열린‘2013 천안국제웰빙식품엑스포’ 주제관으로 사용됐을 뿐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매년 10월 열리는 흥타령축제를 제외하고는 시민 발길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시는 2차 입찰까지 무산됨에 따라 3차 입찰 재개여부에 대해 검토중이다. 추가 입찰에 나서면 임대료는 10% 낮아진다.
시 관계자는 “2차까지 유찰돼 시가 수의계약으로 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으나 연 임대료도 그대로 적용돼 당장은 운영 주체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내부 검토를 거쳐 추가 입찰을 진행하든지 아니면 건축물 자체의 용도 변경 등 대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준호기자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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