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950선 붕괴 등 아시아증시 일제 하락
프랑스ㆍ유럽은 소폭 등락에 그쳐 안정적 모습
달러ㆍ엔화, 국채 등 안전자산 선호는 강화
“전례로 볼 때 시장충격 단기적일 것” 우세

16일 글로벌 금융시장은 지난 주말 파리 테러의 충격으로 출렁였지만 예상보다 충격이 크지 않았다. 우리나라 등 아시아 주식시장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지만, 테러 피해국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증시는 보합세를 보였다. 다만 달러화, 채권 등 안전자산의 가격이 상승하며 투자심리는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30.27포인트(-1.53%) 떨어지며 1,943.02로 마감했다. 올 들어 10번째로 큰 낙폭으로, 외국인이 2,34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연내 미국 금리인상 우려에 이어 악재가 겹치면서 코스피는 지난 10일 2,000선이 무너진 지 5거래일 만에 1,950선마저 내주며 고전하고 있다. 코스닥도 외국인 및 기관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전거래일 대비 1.69% 하락한 659.20으로 장을 마쳤다. 일본(-1.04%), 홍콩(-1.61%), 싱가폴(-0.86%) 등 아시아 증시 역시 동반하락했다.
반면 유럽 증시는 영국·독일은 소폭 상승하고 프랑스·이탈리아는 소폭 하락했다. 등락폭은 1% 미만이었다. 프랑스(-0.17%ㆍ현지시간 오후2시 현재) 증시는 직전 2거래일(12일 -1.9%, 13일 -1.0%, 종가 기준)보다 오히려 낙폭을 줄였다. AFP통신은 "여행, 운송을 제외하면 주가가 예상보다 적게 하락했고 전체적으로 반등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미국 주가지수선물도 아시아 시장에선 약세를 보이다가 유럽 증시 개장 후 강세로 반전했다.
다만 달러화, 엔화, 금, 채권 등 이른바 안전자산의 가격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반면 유로화 가치는 6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한국에서도 원·달러 환율(1,174.1원)은 전거래일보다 10.3원 오르며 1,170원대에 재진입했고 국채금리는 하락세(3년물 -0.029%P)를 보였다.
시장에선 파리 테러의 충격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테러 발생 이후 첫 개장일인 이날 금융시장이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이는 등 당장은 단기적 불안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앞선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9·11테러 등 2000년대 대형테러 4건을 분석해 "대형테러가 주가 등 자산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길면 한 달"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정부도 이날 오전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갖고 "유럽 등 일부 금융시장의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그 영향은 비교적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국내 금융시장 동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과도한 시장쏠림을 막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편에선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관광 및 사치품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IG파이낸스), "유럽경제 악화에 중국경제 둔화가 맞물리면서 세계경제가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일본사회공헌추진기구) 등 시장 충격 장기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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