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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잇단 안전사고 ‘주민불안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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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잇단 안전사고 ‘주민불안 증폭’

입력
2015.11.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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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물 취급업체가 밀집한 울산에서 유독물질 유출 등 안전사고가 잇따라 시민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불화수소 혼합물 누출로 공장장과 법인이 기소된 이수화학 울산공장에서 또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16일 0시 47분께 울산 남구 부곡동 이수화학 울산공장에서 약 1,000ℓ의 불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울산시소방본부는 공장 인근에서 가스 냄새가 많이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사고가 나자 사측은 오전 1시 26분께 공정 메인 밸브를 차단했으나 이후에도 공장 정문을 기준으로 한때 10ppm 농도의 불산이 검출되기도 했다.

불화수소를 물에 녹인 휘발성 액체인 불산은 피부와 눈을 손상시킬 수 있는 위험한 물질로, 0.5ppm 농도에서 8시간 이상 노출되면 인체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농도가 짙은 기체는 사람의 피부를 통해 침투해 심한 통증을 주며, 농도가 옅은 때도 장해를 일으킬 수 있다. 당시 이수화학에는 10여명의 근로자가 있었으나 모두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불산이 공기와 접촉하면서 발생한 불화수소 가스가 주변으로 퍼져 일대 근로자들이 악취를 호소했다.

소방당국은 지름 2㎝의 드레인밸브가 노후화, 균열이 생겨 불산이 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지난해 2월 25일에도 불화수소 혼합물 100ℓ 가량이 누출돼 공장장과 법인이 업무상 과실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공장 측은 시설 안전을 보강하는 등 재발 방지를 다짐하고, 지난 7월에는 화재와 불산 누출 상황을 가정한 대규모 소방훈련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러나 사고발생 1년 9개월 만에 같은 사고가 발생해 사측의 대응이 안이하고,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울산에서는 지난해 12월 원전건설현장 질소누출사고(3명 사망), 올해 1월 울산항 화학물운반선 폭발사고(4명 부상), 7월 한화케미칼 울산공장 폭발사고(협력업체 근로자 6명 사망) 등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울산의 위험물질 취급량은 전국 29.1%(1억600만톤)로 전남(34.5%)에 이어 전국 두 번째이며,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은 470개, 위험물 취급 사업장은 7,500개에 달한다.

한편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이날 불산이 누출된 이수화학 울산공장의 주 생산품인 연성 알킬벤젠을 생산하는 공장 전체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안전진단과 함께 불산 누출을 차단한 근로자들의 건강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임시 건강진단을 하라고 명령했다. 울산지청은 인근 사업장 근로자에게도 이상증세가 나타날 수 있어 근로자 건강이상 신고센터(052-228-1844)를 운영, 공장 주변 모든 근로자가 임시 건강진단을 할 수 있게 했다. 김창배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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