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도 축구에 대한 유럽인들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와 독일의 평가전에서 발생한 테러로 유럽에서 열릴 예정인 A매치와 내년으로 예정된 유로2016(유럽축구선수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취소도 검토했지만 유로2016 조직위원회와 각국 축구대표팀은 ‘테러에 맞서 축구로 하나된다’는 취지로 경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경기장에 대한 보안은 이전보다 강화키로 했다.
유로2016 조직위원회 자크 랑베르 위원장은 16일 프랑스 방송 RTL을 통해 “경기를 취소하는 것은 테러리스트에게 굴복하는 것”이라며 “대회가 가장 안전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관중들이 입장할 때 철저한 보안이 이뤄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조직위는 조만간 프랑스 정부 및 경찰 등과 범정부 대책회의를 열고 안전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로2016은 내년 6월10일부터 한 달간 파리와 마르세유 등 프랑스의 10개 도시에서 열리며 24개 국가가 출전한다.
A매치도 테러의 충격을 이겨내고 18일 일제히 경기를 진행한다.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친선경기를 펼치는 프랑스와 잉글랜드도 당초 경기 취소를 검토했지만 프랑스 축구협회(FFF)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협의 한 끝에 보안 인력을 추가로 배치하고 경기를 예정대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그레그 다이크 FA 회장은 공식성명을 통해 “경기를 통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프랑스 국민에 대한 연대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벨기에도 같은 날 브뤼셀의 보두엥 국왕경기장에서 열리는 스페인과의 A매치 평가전을 기존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벨기에 정부는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축구장 주변 경계를 강화하는 한편 관중들에게도 여행가방이나 백팩 등의 물품을 지침 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지난 14일 파리 테러의 현장에 있던 독일 축구대표팀도 당초 18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네덜란드와의 A매치 평가전 취소를 검토했지만 예정대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라인하르트 라우발 독일축구협회(DFB) 부회장은 “이번 경기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독일은 어떠한 테러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는다”며 “모든 선수들은 테러에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독일 총리도 단결력을 보여주기 위해 경기장을 직접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