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고추를 좋아하고, 먹을 줄 알아야 한다”
김재원 전북경찰청장이 경찰청출입기자단 30여명을 초청한 저녁만찬 자리에서 여기자 A씨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구설수에 올랐다.
16일 전북경찰청과 출입기자단 등에 따르면 김 청장은 지난 13일 오후 6시 자신의 관사로 출입기자들 30여명과 지방청 간부 20명 등 총 50여명을 초청, 만찬 자리를 마련했다.
전북청장 관사에서 가진 첫 만찬자리는 김 청장이 술기운에 취기가 돌자‘팁’으로 기자들에게 “택시비로 사용하라”면서 1만원 권과 5만원권 지폐를 감은 술잔을 건넸고, A기자에게 성희롱적인 발언을 했다는 얘기들이 여기저기에서 전하자 “도가 지나치다”는 말이 섞어 나왔다.
참석한 기자들에 따르면 김 청장은 만찬 도중 한 여기자에게 소고기 쌈을 싸주면서“고추 먹을 줄 아냐”고 말했고, 이에 여기자는“당연히 먹을 줄 알죠”라고 답했다. 이어 김 청장은“여자는 고추만 먹을 줄만 알면 되냐. 여자는 고추를 좋아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덧붙었다고 전했다.
실제 당시 여기자는 물론, 현장에 있던 다른 여기자들도 상당히 불쾌함을 드러냈고, 기자단 간사에게 항의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한 기자 고참은 현장에서 김 청장에게“택시비를 주고, 기자단과 경찰 간부들과의 대화에 끼워 든 것을 놓고 정색한 표정을 전했다”면서“다음날 집회 등으로 일찍 자리를 떠났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청 관계자는“김 청장이 자신이 가꾸고 있는 텃밭의 채소를 여기자 뿐 만 아니라 다른 기자들에게 싸주면서 아무 뜻 없이 한 얘기였다”고 밝혔다.
한편 김 청장은“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물의를 빚게 돼 해당 여기자에게 진심으로 잘못을 사과 드리고, 다른 기자들에게도 실수를 인정한다”면서 이날 오전 출입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김 청장은 충남 홍성 출신으로 고려대를 졸업하고 간부후보생으로 경찰에 입문해 강원 양구서장, 충남 홍성서장, 서울경찰청 홍보담당관, 경찰청 대변인 등을 거쳐 올 9월 치안감으로 승진해 전북경찰청장으로 부임했다.
전주=박경우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