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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열린 황.정.음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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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열린 황.정.음의 시대

입력
2015.11.1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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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음의 시대가 열렸다.

2002년 걸그룹 슈가로 데뷔해 2005년 배우로 전향, 정확히 연기 인생 10년을 맞이한 때 꽃을 활짝 피웠다.

사실 황정음은 '지붕뚫고 하이킥' '자이언트' '끝없는 사랑' '킬미힐미'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훌륭한 흥행 성적을 보였다. 그럼에도 늘 상대 배우에 가려 황정음이 작품을 대표할만한 배우로 연결되지 못했다.

그 한을 최근 종영된 MBC 수목극 '그녀는 예뻤다'의 '김혜진'으로 풀었다. 이름값으로 드라마를 견인할 배우 없이도 큰 인기를 이끌며 본격적인 '황정음 시대'를 알렸다.

-작품이 뜨거운 반응 속에 끝났다.

"행복하다. 2개월간 1시간씩 자서 제 정신 연기가 없을 정도였다. 빨리 끝나길 바랐는데 또 마지막회를 보니 '혜진'을 보내기 싫더라. 언제 또 이런 좋은 작품 할까 생각하면서 드라마 작업이 참 매력적이란 걸 다시 한번 느꼈다."

-한자리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MBC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까지 포기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황정음의 힘이라는 얘기가 많다.

"4.8%로 시작했지만 잘 될 줄 알았다. '하이킥' 작가와 같은데 워낙 잘 맞는다. 자만이 아니라 믿음이었다. 작품은 절대로 한 명만 잘해서 되는, 쉬운 게 아니다. 모든 배역의 캐스팅이 훌륭했고 서로 욕심 안 내고 제 역할이 확실했다. 잘 될 수밖에 없던 작품이었다."

-긍정의 자세가 상당하다.

"내가 들어간 작품은 무조건 잘 된다는 생각으로 한다. 걱정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지 않나. 즐기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시청률은 하늘이 정해주는 것 같다. 연연한 적이 없다. '자이언트'가 40% 나올 때도 '아 잘나오는구나'하고 말았다."

-로맨틱 코미디물에 강하다.

"사실 쉬고 싶었다. 매번 그렇게 말하다가 현장에 있다. 지금까지 '하이킥' 이후 가벼운 것을 피하며 힘들게 달려왔다. 해도 될까 생각했는데 재밌게 잘하는 것을 해볼 시점 같았다."

-망가졌다가 예뻐지고, 묘한 마음이었겠다.

"망가지는 것에 대해선 원래 부담 없는 성격이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그 수준이 어마어마해서 유난히 부담됐다. 여배우는 예뻐야 되는데 '마이콜' 같다고 들어서 조금 우울했다. 예쁘게 빨리 변신하길 애타게 기다렸다."

-박서준과 키스신이 화제였다.

"서준이는 입술이 조금 두꺼운 편이더라(웃음). 혜진은 순수한 캐릭터라서 가만히 있는 자세를 유지했는데 나중에 서준이 '무슨 벽이랑 하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 눈치 빠르고 센스 있는 친구라서 너무 잘 맞았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서준이가 채워 준 느낌이다. 연기할 맛이 났다."

-최시원과 호흡은 어땠나.

"나랑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너무 재밌었다. 연기를 아주 열심히 하는 모습이 무척 예뻤다. 같이 웃음이 터져서 30분간 NG를 내기도 했는데 실제로도 그렇게 웃긴다. 덕분에 현장이 즐거웠고 너무 사랑스러운 존재다."

-모두 후배여서 무게감 같은 게 있지 않았나.

"젊은 친구들이 많아서 좋은 기운을 받았다. 지갑 열 일이 많이 생겼다. 나이 들면 말은 줄이고 지갑은 열라고 하던데 그 말이 와 닿았다."

-이번 작품으로 무엇을 얻었나.

"연기에 대한 재미를 다시 느꼈다. 힘들어 죽을 것 같은데 계속할 수 있는 이유가 생겼다. 사랑도 많이 받았다. 모든 걸 또 다시 얻은 것 같다."

-배우 전향 초반에는 고생이 심했다.

"시작 무렵엔 참 생각이 없었다. 그냥 오디션 보라면 보고 욕심도 별로 없었다. '하이킥'을 만나면서 재미를 느꼈다. CF에 인기도 많아지니 배우가 아주 좋은 직업이구나 깨달았다(웃음). 가수로 시작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자신감이 붙으면서 최고가 되겠다는 욕심이 났고, 그러다 보니 더 잘 됐다.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 지금까지 온 것 같다."

-'하이킥' 컴플렉스가 있었다.

"시트콤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황정음은 일회성, 거품이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사실 못하면 정말 바보 같고 수많은 고민에 빠진다. 결국 해쳐나가는 것은 자신이다. 생각이 자기를 만든다. 좋은 생각이 제일 중요하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자신감이 유별났다. '뭐 잘 못 먹었니'라고 할 정도였고 결국 그 자신감이 나를 만들었다."

-이제 뭐하나.

"20시간 연속으로 자보고 싶다. 습관이 돼서 하루 5시간 밖에 못잔다. 너무 자고 싶고 이제 예뻐지고 싶다. '주름 대마왕'이란 댓글에 속상했다. 피부과 가서 관리 좀 시작하려고 한다."

-'연기대상' 후보까지 거론될 정도다.

"받으면 너무 행복하겠지만 기대하진 않는다. 서른 다섯 안에 받는 게 꿈인데 아직 3년 남았다.(웃음)"

-살아오면서 가장 예뻤던 때는?

"지금이다. 얼굴이 예뻐서 아니라 혜진이처럼 상황이 예쁜 것 같다. 열심히 연기했고 좋은 작품 만나서 행복한 하루 보내고 있으니 지금이 참 좋은 한 때다."

-내년이면 서른 세살이다. 중요한 시점 같은데 어떤 에피소드를 기대하나.

"욕심이 아무리 많아도 다 때가 있는 걸 안다. 아등바등 해온 게 많은데 그러지 않을 때 오히려 좋은 기회가 많이 찾아왔다. 욕심은 부리되 꿈은 정확히, 지금을 행복하게 즐기기로 했다. 언제 어떻게 돌아올지 모르지만 말이다."

사진=임민환기자 <a href="mailto:limm@sporbiz.co.kr">limm@sporbiz.co.kr</a>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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