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아래 잠시 가라앉았던 새누리당 ‘공천 룰’ 갈등이 다시 표출됐다. 정치신인을 배려하기 위해 공천관리위를 조기에 꾸릴 것을 검토하는 김무성 대표를 향해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공천 룰부터 정해야 한다며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서 최고위원은 16일 열린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시간에 공천 룰 특별기구의 구성을 압박했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서 최고위원은 황진하 사무총장이 내달 공천관리위를 구성하는 방안을 포함해 현직 당협위원장의 일괄사퇴 등 조기 경선체제 방안을 보고하자, “공천 룰 결정이 우선”이라며 큰 소리를 냈다.
서 최고위원은 “공천 룰도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그 다음 단계의 얘기를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공천 룰이 결정 안되니 (총선 대비가) 아무 것도 진전이 안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대표는 사무총장단에 선거구획정안 처리가 늦어져 피해가 우려되는 정치신인들을 배려하기 위해 당내 경선을 2월에서 1월로 앞당기는 방안을 포함, 관련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서 최고위원이 회의석상에서 공개 반박을 한 셈이다. 서 최고위원의 반발에 김 대표는 침묵했고 회의는 결론 없이 서둘러 마무리됐다.
서 최고위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도저히 정치상식으로 이해 안되는 일이 벌어져서 그런 것”이라며 “룰이 없는 (공천) 경쟁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에선 이날 서 최고위원의 주장을 두고 당원과 일반국민의 의사를 5대5 동률로 반영하게 돼있는 현행 공천 룰을 가능한 유지하려는 친박계의 지연작전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김지은기자 luna@hankookilbo.com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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