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재입찰에서 서울 잠실의 월드타워 면세점을 잃으면서 호텔롯데 상장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롯데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사이에 벌어진 경영권 분쟁 및 지난해 시내 면세점 시장에서 점유율이 60.5%에 이르러 독과점 논란을 빚은 것이 패인으로 꼽힌다.
14일 관세청이 발표한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재입찰 심사에서 롯데는 서울 소공점을 지켰지만 월드타워점을 잃었다. 월드타워점은 연간 매출이 4,820억원으로 소공점과 더불어 약 2조5,000억원에 이르는 롯데의 시내 면세점 매출에서 약 20%를 차지한다.
이 같은 면세점 사업의 매출 손실은 롯데가 추진하는 호텔롯데 상장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투명 경영 차원에서 약속한 순환출자 해소에 필요한 재원 7조원 중 2조원을 롯데면세점을 자회사로 거느린 호텔롯데를 통해 마련할 예정이었다. 지난해 면세점 두 곳의 영업이익이 3,915억원으로 호텔롯데 영업이익 4,073억원의 95%를 차지했다.
이를 위해 중요한 면세점 사업 두 곳 중 한 곳을 잃었기 때문에 자금 조달이 어렵게 됐다. 매출 손실도 손실이지만 향후 추진하는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공모액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는 “면세점 사업은 호텔롯데 영업이익의 90% 이상을 책임지고 있어서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어느 하나라도 사업권을 지켜내지 못하면 상장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사업권을 잃어도 상장을 추진할 수 있지만 기업가치가 상당히 떨어져 공모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 관세청의 사업권 발표 후 “이번 결과에도 불구하고 호텔롯데의 상장은 물론 투명한 롯데, 변화하는 기업 롯데를 향한 대국민 약속을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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