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일 동북아외교 마무리한 뒤 다자외교 강행군 시작
터키 G20 회의장에서 아베 총리와 바로 옆자리 앉아 '위안부 문제' 압박 관측
박근혜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터키 안탈리아에 도착해 열흘 간의 다자외교 강행군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16일까지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이어 17,18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EPC) 정상회의와 21,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3(ASEAN+한중일) 정상회의ㆍ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연이어 참석한다. 9월 이후 미국ㆍ중국ㆍ일본과 연쇄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역내 외교를 마무리한 데 이어 주요국 정상들이 모두 모이는 다자외교 무대에 다시 오르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다자외교 일정 대부분을 함께 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과 여러 차례 자연스럽게 조우해 동북아 외교를 이어가게 된다. 박 대통령은 15일 안탈리아 시내 호텔에서 ‘포용적 성장’을 주제로 열린 G20 정상회의 세션 1에 참석해 아베 총리와 바로 옆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의장국인 터키의 자리 배치에 따른 것으로, 2일 청와대에서 두 정상이 단독회담을 가진 이후 13일 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나눈 대화를 상세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세션 1이 2시간 30분이나 이어진 만큼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여러 문제들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 대통령이 이번 다자외교 일정을 앞두고 가진 언론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아베 총리가 결단해야 한다”고 발언 수위를 한껏 높인 것을 감안하면 특유의 ‘돌직구 화법’으로 아베 총리를 다시 한 번 압박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이에 앞서 각국 정상ㆍ국제기구 대표들의 단체 기념촬영 때 아베 총리를 만나 밝은 표정으로 악수했고, 이 자리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도 만났다.
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세션 1에서 선도발언을 통해 세계경제의 저성장ㆍ고실업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잠재력을 높이려면 포용적 성장을 이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구조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골자의 해법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노동ㆍ공공ㆍ교육ㆍ금융 등 4대 부문 개혁을 달성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창조 경제 추진 성과 등을 소개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번 행사의 첫 공식 일정으로 ‘개발과 기후변화’를 주제로 열린 업무오찬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신(新) 기후체제를 만들어 성공적으로 이행하려면 G20 회원국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우리 정부의 기부 변화 대응 노력들을 설명했다.
안탈리아(터키)=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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