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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못해진 부부 사이… 인천 경찰과 치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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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못해진 부부 사이… 인천 경찰과 치유해요

입력
2015.11.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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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으로의 동행' 프로그램에 참가한 부부들이 지난달 31일 인천 강화 전등사에서 치유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인천경찰청 제공
'행복으로의 동행' 프로그램에 참가한 부부들이 지난달 31일 인천 강화 전등사에서 치유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인천경찰청 제공

가정폭력 가정 중 희망자 뽑아

12주간 상담에 경제적 지원까지

템플스테이 등 같이 하며 반성도

40대 건설 노동자 A씨는 지난 5월 부인의 외도를 목격한 뒤 부인에게 손찌검을 하기 시작했다. 폭행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견디다 못한 부인은 6월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갔다. 부인은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던 상태였다.

부인과 아이들을 하루 아침에 떠나 보낸 뒤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던 A씨는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부인과 아이들을 찾아 나섰다. A씨는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있어주기만 바랐다”고 말했다. A씨는 수도권지역 여성쉼터, 아동보호시설 등을 뒤졌지만 소득이 없었다. 결국 경찰서 문을 두드려 부인과 아이들이 함께 쉼터에서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부인과 아이들은 집을 떠난 지 3개월만인 9월 돌아왔지만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조각난 부부 사이를 다시 맞추길 원했던 A씨는 인천경찰청이 주관하는 가정폭력 해결 프로그램 ‘행복으로의 동행’에 지원했다. A씨는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가족과 함께 상담, 성격 유형검사부터 분노 조절법, 대화법, 갈등해소법을 알려주는 강연, 강화 전등사 템플스테이 등에 참여했다.

A씨는 “극한 감정에 남보다 못한 사이로 변한 우리 부부의 과거 모습을 보고 많은 반성을 했고 나와 아내 모두 달라졌다”며 “프로그램의 마지막 순서인 제주도 가족여행을 아이들과 함께 달력에 표시를 해가며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찰청이 가정폭력 재발 우려가 있는 가정을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사건을 처리하는 것에서 나아가 가정폭력 재발 원인을 근원적으로 해소하는 작업에 나섰다.

인천경찰청은 9월부터 올 상반기 2회 이상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된 464개 가정 중에 희망 가정을 뽑아 12주 과정의 상담과 치료, 경제적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인천고용센터가 취업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주거를, 한국지엠이 경제적 지원을 하는 식이다. 인천여성단체협의회,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종교단체 등도 상담과 알코올 중독 치료 등을 맡았다.

최희운 여성보호계장은 “청소년 일탈의 근본 원인인 가정폭력은 매년 증가하고 점차 상습, 폭력성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어 근원적인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했다”면서 “10개 희망 가정 중에 5개 가정을 뽑아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가정폭력이 재발해 중도 탈락한 1개 가정을 제외하고 4개 가정이 프로그램을 무사히 끝마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는 올해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4차례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가정폭력 신고와 사건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인천지역 가정폭력 신고는 지난해 상반기 5,762건에서 올 상반기 6,789건으로 17.8% 증가했다. 가정폭력 검거 건수도 2011년 516건에서 해마다 늘어 지난해 1,143건, 올 8월 말까지 1,734건을 기록했다.

가정폭력 가해자 연령은 30~40대가 57.5%로 가장 많았고 50~60대(27.8%), 20대 이하(11.6%) 순이었다. 원인은 알코올중독(정신질환) 등이 53%로 절반이 넘었고 자녀문제 등 기타가 33%, 경제적 빈곤이 44%, 외도가 5%로 뒤를 이었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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