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미야자키 하야오’로 불리는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호소다 마모루(48)가 ‘괴물의 아이’를 들고 내한했다. 25일 개봉될 이 영화는 일본에서 45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화제작. 13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호소다 감독은 “‘괴물의 아이’는 일본에서 현재까지 57억엔(한화 540억원) 이상의 흥행수입을 올렸다”며 “이소룡 성룡 등 액션 스타가 할 법한 무술 수련 장면을 넣어 대중성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괴물의 아이’는 부모와 떨어져 외톨이로 지내는 소년 큐타가 짐승세계인 쥬텐가이에 가게 되면서 철부지 괴물 쿠마테츠의 보살핌을 받는 내용이다. 스승이 된 쿠마테츠가 큐타에게 무술을 가르치며 함께 생활하는 모습에선 진한 부성애가 드러난다. 인간과 괴물의 세상을 오가는 판타지에 가족애까지 드러내는 영화의 메시지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보듯 따뜻하다.
그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강점은 아직까지 손 그림을 고집하는 정신”이라며 “1995년 컴퓨터그래픽(CG)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가 나왔을 때 걱정을 많이 했지만 이제는 손 그림의 매력이 더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올해 일본 영화계에는 ‘명탐정 코난’ ‘도라에몽’ ‘요괴워치’ 등 장편 애니메이션들이 개봉해 일본박스오피스를 석권하며 좋은 성격을 거뒀다. “일본에서는 국산영화는 성공하고 외국영화는 실패한다는 의미의 ‘방고양저’라는 말이 있다”는 그는 “일본 영화는 흥행 순위가 높은 편인데 개봉하는 영화의 대다수가 애니메이션”이라고 설명했다.
인정받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써니’ ‘추격자’ ‘마더’ 등 한국영화와 송강호 김윤석 등 한국배우를 무척 좋아한다는 그는 “한국영화는 일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고 완성도가 높다”고 치켜세웠지만 애니메이션에 대해선 “영화 잘 만드는 한국이기에 애니메이션 산업의 미래도 발전적이라고 생각한다”고만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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