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특허가 만료되는 서울(3곳)ㆍ부산(1곳)의 시내면세점 운영업체 선정을 위한 관세청 심사가 13일 시작됐다. 결과는 14일 오후에 나올 예정이다. ‘면세점 대전’에 참여한 대기업들에겐 피를 말리는 이틀이 될 전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면세점 특허심사위원들은 13일 오전 10시부터 충남 천안시 병천면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1박 2일간의 합숙심사에 돌입했다. 심사위원들은 첫날 각 업체가 제출한 자료와 관세청 실사 서류를 통해 서면 심사를 진행하고, 둘째 날은 각 업체들의 프레젠테이션(PT)을 보고 점수를 매긴다. 관세청 관계자는 “14일 오후 7시쯤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워커힐 면세점에는 SK네트웍스(기존사업자), 신세계디에프, 두산 등 3개 업체가 신청했고,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면세점에는 호텔롯데(기존), 신세계디에프, 두산 등 3개사가, 잠실 월드타워점에는 호텔롯데(기존), 신세계디에프, 두산, SK네트웍스 등 4개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부산 신세계 파라다이스 면세점은 신세계조선호텔(기존)과 패션그룹 형지의 2파전이다.
해당 기업들은 당락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막판 PT 점검 등에 주력하고 있다. 14일 각 사에게 5분씩 주어진 PT와 이어서 진행될 20분 동안의 심사위원 질의 응답은 이번 면세점 선정의 최종 면접에 해당된다. 일부 업체는 PT 장소 사전 답사까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의 면세점 선정 평가는 크게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300점) ▦운영인 경영능력(250점) ▦관광인프라 등 주변 환경 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을 포함한 경제ㆍ사회 발전 공헌도(150점)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150점) 등으로 이뤄진다.
두 곳의 면세점을 수성해야 하는 롯데는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가 가장 배점이 높은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과 운영인의 경영능력에 초점을 맞춰 PT를 진행한다. 롯데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의 특성상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만큼, 세계 면세점 시장 3위 사업자로서의 글로벌 경쟁력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광장동 워커힐면세점 수성과 동대문 면세점 신규 진출까지 노리는 SK네트웍스는 문종훈 대표를 중심으로 심사위원들의 예상 질문과 답변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서울 도심을 넘어 경기와 강원까지 이어진 ‘동부권 관광벨트’ 조성의 필요성을 심사위원들에게 역설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7월 서울 시내면세점 도전에서 탈락했던 신세계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면세점 운영의 필수 역량인 유통 부문 경험에서 경쟁사에 앞서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동대문에 면세점 출사표를 던진 두산은 지역 상생형 면세점으로 지역 상권의 도약을 이끌어내겠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동현수 두산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동대문의 입지적 장점을 내세워 지역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겠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관세청은 지난 7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심사 정보가 사전 유출돼 증시에 영향을 주었다는 의혹과 관련, 심사 보안을 한층 더 강화했다. 심사위원은 결과 발표 때까지 심사장소 밖으로 나올 수 없고, 개인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심사 결과를 앞두고 관련 기업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최근 이틀 하락세를 보였던 신세계는 이날 오후 들어 급등세를 보이며 12.06%나 치솟은 반면, 11~12일 3, 4%대의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두산은 뒷걸음질(-1.98%) 쳤다. SK네트웍스 역시 이틀간의 상승을 접고 3%대 하락세로 돌아섰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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