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평(14㎡) 남짓한 대지에 위태롭게 선 3층 건물은 지적장애인 이모(41)씨가 혼자 사는 집이다. 몇 해 전 노모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3층 건물이지만 동선은 엉망이다. 화장실과 창고는 1층에 있고 주방과 방, 세면장은 2~3층에 있다. 비라도 내리면 수시로 물이 샜다. 이랬던 이씨의 집이 최근 대대적으로 정비됐다.
부산시는 ‘HOPE 프로젝트(주거복지사업)’가 10번째 결실을 맺는다고 13일 밝혔다. 이 사업은 시와 (사)부산국제건축문화제가 기업의 재원기부와 건축전문가의 설계 재능기부로 자립이 어려운 사람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주는 것이다.
이씨의 집은 지난달부터 보수가 진행됐다. 건설업체인 (주)동일 김종각 회장이 시공을 후원하고 부산의 젊은 여성 건축가인 서원건축사사무소 조서영 대표가 설계했다. 그 결과 방수도료를 깔아 비가 새지 않게 됐고 계단의 경사도는 낮아졌다. 화장실과 주방의 높이는 이씨의 눈높이에 맞춰졌다. 한 인근 주민은 “아직 젊고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있으니 가정을 꾸리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16일 오전 새 단장한 집으로 들어간다.
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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