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내년부터 백제 초기 왕궁터로 추정되는 풍납토성 핵심 지역 발굴에 들어간다. 본격 발굴이 이뤄지면 약 1,700년 이전에 축성된 풍납토성을 둘러싼 각종 의문이 풀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시는 2016년 예산안에 풍납토성 발굴과 관련해 총 1,250억원을 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예산은 면적 2만 2,464㎡에 이르는 백제 초기 왕궁터 기획발굴조사와 주민 이주 보상에 쓰인다.
풍납토성은 그 동안 백제 초기의 토기 조각과 집터가 발굴되면서 기원후 3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규모 공공건물터도 발견돼 한성백제 시대(기원전 18~기원후 475년) 도읍인 하남 위례성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970∼1990년대 아파트 건립으로 성벽과 유적이 심각하게 훼손됐고 주민 이주 보상도 지연됐다. 이 때문에 올해 7월 공주ㆍ부여ㆍ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에 등재될 때 함께 오르지 못했다. 토성 내부에는 주민 약 3만명이 거주하고 있어 이주 보상비만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왕궁터 핵심지역인 2권역의 주민 보상을 조속히 마치고 유적을 더 발굴해 2020년까지 세계유산에 등재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된 백제역사유적지구에 풍납토성 등 한성백제 유적을 추가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시는 보상비에 지원되는 국비 350억원을 700억원 이상으로 늘려달라는 요청도 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보상을 서두르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2권역 829개 건물 중 약 18%인 147개 동의 보상을 완료했다. 내년 예산은 핵심 유적지와 가까운 건물을 위주로 보상하는 데 쓰인다.
서울시 역사문화재과 관계자는 “주민 재산권 조기 보상과 풍납토성의 역사성 규명을 통한 역사도시 서울의 위상 제고를 위해 문화재청 등 중앙정부, 국회와 협력하며 세부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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