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6일로 다가온 가운데 KBS 구성원들이 과거 KBS 보도 책임자로서 그가 보인 부적절한 행태를 총정리한 검증보고서를 발표, 청문회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방송법 개정에 따라 고 후보자는 KBS사장 후보로는 처음으로 인사청문회 대상이 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는 12일 오전 KBS연구동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6쪽 상당의 ‘고대영 사장 후보 검증보고서’를 발표하며 “공영방송의 파괴자이자 불공정 편파방송의 종결자인 고 후보자는 지금이라도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본부에 따르면 조합원 7명으로 구성된 검증단은 지난달 29일부터 약 2주간 불공정 방송, 도덕성, 리더십 등 총 3가지 기준에 따라 고 후보자에 대한 검증활동을 벌였다.
◆고대영 KBS 사장 후보 주요 부적격 행적
<자료: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검증보고서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은 고 후보자가 2009~2012년 보도국장 및 보도본부장 재임 시절 당시 이명박 정권에 지나치게 우호적인 편파보도를 이끈 사실이다. 2009년 7월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의 ‘스폰서 해외여행 의혹’을 확인한 KBS 취재진의 기사를 “증거가 없다”며 방송에 내보내지 않다가 다음날 천 후보자가 사퇴하자 뒤늦게 보도한 사실이 대표적이다. 같은 해 벌어진 용산참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서도 경찰과 검찰 주장에 치우친 보도를 일삼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일로 고 후보자는 KBS기자협회 투표에서 93.5%의 압도적인 불신임을 받았다.
2011년엔 수신료 인상 추진 과정에서 KBS 기자가 당시 민주당 대표실을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당시 보도본부장이던 고 후보자의 책임 문제가 제기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보도제작국장 및 방송문화연구소장 등 보도본부 간부들과 현대차그룹으로부터 400만원 상당의 골프 및 술 접대를 받고 사내 게시판에 사과문을 게재하는 등 도덕성 문제도 있었다.
결국 고 후보자는 이듬해인 2012년 KBS 양대노조의 보도본부장 신임투표에서 84.4%의 불신임을 받은 뒤 사임하지만 약 10개월 만인 그 해 11월 사장직에 응모해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고 후보자 검증단장을 맡은 함철 KBS본부 부위원장은 “반언론, 반공영, 반공정으로 규정할 수 있는 고 후보자는 절대 KBS사장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KBS본부는 청문회를 진행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여야 의원들에게 이날 발표한 검증보고서를 전달했다.
1985년 KBS에 입사한 고 후보자는 1998년 모스크바 특파원을 거쳐 보도국장, 보도본부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9월부터 KBS비즈니스 사장을 지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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