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리 상승 따라 한계기업 위기 올 것”
국내 경기엔 “소비 중심 회복세 지속” 낙관
금통위는 5개월 연속 기준금리 동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전반적 금리 상승으로 한계기업에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며 신속한 기업 구조조정을 촉구했다. 국내 경기에 대해선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낙관적 입장을 고수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현행 1.5%인 기준금리를 5개월째 동결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 회의 후 기자회견을 갖고 "기업 구조조정은 상시적으로 해야 할 일인데 여러 이유로 원활히 진행되지 못해 경제 효율성에 한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을 시급히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 모멘텀 회복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왔지만 한계기업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한계기업 구조조정을 병행할 때가 왔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리를 내려 대규모 기업 구조조정에 따르는 경기 충격을 상쇄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현재 금리 수준은 구조조정이 원활히 추진되는 데 애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미국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 "지난달 (미국 통화정책 결정기구인)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12월 인상 기대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연내 인상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 양호한 경제 기초여건 및 외환건전성을 들어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대규모 자본유출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면서도 “일부 취약 신흥국에서 금융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경제주체 심리 개선, 임금 증가 등으로 가계구매력이 증가하고 있다"며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수출 부진이 국내 생산 저하로 이어져 내수 회복을 제약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수출 회복 없이 내수 회복은 없다'는 식의 해석은 무리"라며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이 총재는 비공개에 부쳐온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조만간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의 성장 잠재력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최근 연 2~3%대 저성장 추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잠재성장률이 심각하게 저하된 것 아니냐는 논쟁이 가열되자 한은이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의 잠재성장률 추정치는 3%대 초반으로 알려진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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