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사외이사제도를 확대하고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의사 결정 구조를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8월 경영권 분쟁을 치르며 약속한 투명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롯데는 12일 지배구조개선 전담팀(TFT) 회의를 열고 자산규모 3,000억원 이상의 비상장계열사까지 사외이사제도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상법에 따르면 사외이사는 경영진 및 지배주주의 독단적 의사 결정을 막기 위해 금융사 포함 상장사만 의무적으로 두도록 돼 있다.
또 자산규모 1조원 이상인 회사의 경우 전체 이사 중 4분의1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롯데에서 사외이사를 두는 계열사는 현재 14개에서 25개로 늘어난다.
이와 함께 자산 규모 1조원 이상 모든 계열사에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투명경영위원회는 이사회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조언하는 역할을 한다. 위원장은 사외이사 중에서 선발하고 위원회 활동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또 신 회장을 포함한 그룹 최고 경영진이 위원회와 정기적인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적극 수렴할 예정이다.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상장사와 금융사에 반드시 마련해야 하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도 호텔롯데와 자산 규모 1조원 이하인 롯데푸드, 롯데홈쇼핑에도 추가 설치한다. 현재 롯데손해보험과 롯데하이마트에 설치 운영 중인 임원들의 임금을 결정하는 보수위원회도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등 금융사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그룹 지배구조TF팀장인 이봉철 롯데정책본부 지원실장은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경영 투명성에 대한 조언을 많이 듣고 있다”며 “사외이사 및 위원회의 외형적 확대 뿐 아니라 운영 방안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