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현대가 프로축구 사상 28년 만에 감독상, 최우수선수(MVP), 영플레이어(신인왕) 3개 부문 석권에 도전한다.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가 전북 현대의 우승으로 사실상 마무리된 가운데 관심은 연말 시상식으로 쏠린다.
올 시즌 전북은 감독상과 MVP, 영플레이어상 등 주요 3개 부문에서 유력 후보를 내놨다. 특히 최강희 전북 감독의 감독상 수상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최 감독은 올 시즌 풍파를 모두 이겨냈다. 그는 시즌 도중 전력의 핵심이던 에두(34ㆍ허베이종지)와 에닝요(34ㆍ세아라SC)를 떠나 보내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구단은 곧바로 이근호(30)와 우르코 베라(28)를 영입하는 수완을 보여주며 최 감독을 지원했다. 최 감독도 기존 팀 컬러인 ‘닥공(닥치고 공격)’에 영입 선수들을 적절히 조화시키며 팀이 선두를 유지하도록 했다.
최 감독은 전북이 최근 7년간 4회 우승을 하고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하는 데 일등공신으로 평가 받는다. 리그 2위인 포항 스틸러스의 사령탑 황선홍 감독과 2015 KEB하나은행 FA컵 우승팀 FC서울의 최용수 감독도 후보로 거론되지만, 최강희 감독의 업적이 워낙 독보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MVP 경쟁도 전북이 앞서 있다. 이동국(36ㆍ전북)이 유력한 후보다. 그는 올 시즌 13골(리그 3위)을 기록, 7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도움도 5개(12위)를 곁들였다. ‘백전노장’ 이동국은 팀의 정신적 지주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전북이 우승한 2009년과 2011년, 그리고 지난해 MVP는 모두 그의 몫이었다. 이번에도 MVP를 탈 경우 자신이 갖고 있던 통산 MVP 최다 수상 기록을 4회로 늘리게 된다. 지난 8일 전북의 우승이 확정된 후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에 대해 “늘 푸른 소나무 같다. 일등공신이다”고 치켜세웠다.
이동국은 득점왕 후보 김신욱(울산ㆍ17골 4도움)과 도움왕 후보 염기훈(수원ㆍ7득점 16도움)보다 팀 성적에서 월등히 앞서 있어 수상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울산 현대는 11승14무11패 승점 47로 하위 스플릿에 머물러 있으며 수원 삼성도 최근 포항에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17승10무9패ㆍ승점61)로 주저앉았다.
이재성(23ㆍ전북)은 영플레이어상을 노리고 있다. 당초 영플레이어상은 이재성과 권창훈(21ㆍ수원), 황의조(21ㆍ성남FC), 손준호(23ㆍ포항)의 4파전 양상이었으나 전북이 우승함에 따라 이재성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우는 분위기다. 이재성(6골 5도움)과 권창훈(9골), 황의조(13골 3도움), 손준호(9골 4도움)는 엇비슷한 개인 성적을 내고 있다. 결국 팀 성적이 수상자를 결정지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1983년 출범한 프로축구에서 이 3개 부문의 상을 한 팀이 모두 차지한 경우는 87년 대우(현 부산 아이파크)가 유일했다. 당시 대우는 이차만 감독이 감독상을, 정해원이 MVP를, 김주성이 신인상을 받았다. 신인상은 2013년부터 영플레이어상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프로축구연맹 커뮤니케이션팀의 한 관계자는 “올 시즌 K리그 각 부문 후보자 결정은 다음 주중 이뤄질 예정이다. 대상 시상식은 12월 1일 열릴 계획이며 수상자는 예년과 같이 미디어와 팬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고 밝혔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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