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대미술을 한국에서 접하기는 쉽지 않다. 작가들조차도 서구의 미술 흐름에는 민감하지만 바로 이웃한 나라의 문화에는 어둡다. 일본의 국립신미술관과 한국의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기획한 ‘아티스트 파일 2015: 동행’은 단절된 두 나라의 문화를 하나로 엮어보려는 시도다. 두 나라에서 6명씩 참여했다.
양국 작가 사이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요소는 보이지 않지만, 현대사회를 향해 메시지를 던지고자 하는 작가들의 자세만큼은 비슷하다. 임흥순의 신작 ‘다음 인생’은 제주 4ㆍ3 사건의 희생자를 다룬 2012년작 ‘비념’의 후속작이다. 임흥순은 “23살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은 할머니가 남편과 함께 반딧불이로 변해 만나는 영상”이라 소개했다. 이원호는 서울과 신주쿠의 노숙자들을 만나 그들이 잠잘 때 사용하는 종이상자를 부동산으로 취급해 구매한 후, 상자로 만든 거대한 집을 전시했다. 일본의 데즈카 아이코는 자수로 회화를 만드는데, 기존 자수 위에 새 자수를 놓지만 기존 그림도 일부 남아있는 복합회화를 추구한다. 그가 짠 카펫의 뒷면에는 방사선 표시, 평화 표시, 재활용 표시 등 현대사회의 맥락이 강한 표시들이 숨겨져 있다.
요네다 나오키 국립신미술관 큐레이터는 “아티스트 파일은 국내외 현대미술의 동향을 보여주는 다양한 작가들을 초청하는 전시”라며 “첫 해외 파트너인 국립현대미술관과의 협력전이 일본 현지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2016년 2월 1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다. (02)2188-6000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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