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무도 그만두지 않을까.’
2016년 미 대선 공화당 내부 경선이 5개월 넘게 치러지고 있는데도 지지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후보를 포함해 14명이 여전히 난립해 있다. 미국 언론들은 과거 선거에서는 없던 상황에 대해, 누구도 확실한 선두로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며 당분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1일 여론조사 선두인 도널드 트럼프와 벤 카슨의 본선 경쟁력이 의심되고 최근 떠오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역시 검증이 필요한 만큼 4위권 밖으로 처진 후보들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과거 선거였다면 이미 중도 포기를 선언했어야 할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버티는 이유에 주목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부시 선거 캠프는 10일 치러진 4차 TV토론에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자체판단을 내리고 있다. 토론회를 주도하지 못했으나, 이전보다 활기에 찬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부시 진영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밀워키 승자: 젭 부시’라는 영상물을 내걸기까지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부시 후보가 아이오와 주 코커스(내년 2월1일)에 이어 내년 2월9일 예정된 뉴햄프셔 주 프라이머리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적 지지율 순위에서는 워낙 밀려나 당장 선두를 차지하기는 힘들지만, 초반 분위기를 좌우할 뉴햄프셔에 승리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부시 전 지사의 아버지인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도 1988년 대선에서 뉴햄프셔에서 승기를 잡은 걸 바탕으로 공화당 후보로 선정될 수 있었다.
중위권으로 쳐진 크리스 크리스티(뉴저지 주)와 존 케이식(오하이오 주) 지사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4차 토론에서는 2부 리그로 강등됐지만 크리스티 지사는 여전히 자신이 힐러리 클린턴에 맞설 최선의 공화당 후보라고 믿고 있다. 케이식 지사도 전날 토론에서 선전했다고 자부하며 경선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아이오와 주 공화당 지지자들의 동향과 관련, 아직도 특정 후보로 결집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토론회에서 연거푸 점수를 딴 루비오 의원이 주목을 받고 있으나, 트럼프와 카슨 부시 피오리나 등 중상위권 5, 6명 후보 지지자들이 여전히 고루 발견된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다만 후보 선택기준에서 ‘본선 경쟁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감지되고 있다며 유례 없는 후보 난립 현상이 종료될 시점도 가까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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