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지덕지 붙은 껌 벽(Gum Wall)을 배경으로 젊은 커플이 풍선 껌을 불며 인증샷을 찍고 있다. 24년간 지역 명물로 자리매김하던 관광 명소가 사라짐을 아쉬워하는 것이다. ‘포스트 앨리의 벽’이라 불리는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재래시장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의 껌 벽은 1991년, 이곳에 있던 한 영화관에 줄을 서 기다리던 관람객들이 장난으로 껌을 붙이면서 시작됐다. 벽에 붙은 껌이 100만 개를 넘어서고 냄새와 위생에 문제가 생기자 시장 보존발전위원회는 결국 껌 벽의 철거를 결정했고 현지시간 10일부터 고온 증기를 뿜어 껌 딱지들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사람들의 애정이 담긴 역사적 기록의 한 페이지가 사라지는 것이 아쉽기는 하다. 청소가 끝나고 나면, 저 벽은 또다시 갖가지 사연 담긴 껌들로 하나 둘씩 채워질 것 같다.
홍인기기자 hongik@hankookilbo.com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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