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는 서울의 한 구치소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구치소에 수감된 한 아주머니가 자신의 반려견들을 도와달라는 사연이었다. 혼자 살던 아주머니는 갑자기 구치소에 수감됐는데, 예상보다 수감 기간이 길어졌고,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어 동물보호단체에 연락하게 됐다는 것이었다.
동물자유연대가 편지에 쓰인 집 주소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잘못된 주소라고 나왔다. 활동가들은 아주머니가 편지에 그려준 약도에 의지해 현장을 방문했다. 아주머니 집으로 추측되는 집을 찾아 문을 세게 두드려봤지만 집 안에서는 어떤 기척도 없었다.
편지가 거짓이 아니라면 개들의 생사가 달린 문제였다. 활동가들은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구치소를 찾아가 아주머니를 만났다.
확인 결과 방문했던 집은 아주머니의 집이 맞았다. 안에서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는 활동가의 말에 아주머니는 “10년간 함께한 아이들”이라며 눈물을 쏟았다.
수감된 지 2주 가까이 흐른 시점이었지만 “화장실 대야에 있는 물을 먹었다면 아직 살아있을 수 있다”는 아주머니 말에 따라 활동가들은 급히 다시 집을 찾았다. 부동산 관계자 입회 하에 10여분에 걸쳐 강제로 문을 여는 순간, 활동가들은 안에서 작게 “왈”하고 짖는 소리를 들었다.

할머니, 엄마, 딸 관계인 몰티즈 청단이, 홍단이, 곰순이. 세 마리 중 청단이와 홍단이는 화장실 물을 먹으며 버틸 수 있었지만 곰순이는 저혈당 쇼크로 쓰러져 있는 상태였다. 곰순이는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지금도 몸을 잘 가누지 못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안타깝게도 강아지들이 아주머니를 다시 만나기 힘든 상황”이라며 “보호소에서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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