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동거하는 미국 젊은 여성 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통계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8∼34세 미국 여성 중 부모 또는 친척과 같이 사는 비율은 36.4%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를 시작한 1940년 이후 가장 높다.
대공황 직후인 1940년에는 36.2%의 젊은 여성이 부모와 같이 살았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이 비율은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해 1960년에는 20%까지 추락했다. 줄곧 30% 아래에 머물렀던 이 비율은 2000년 이후 급증했다.
미국의 젊은 남성이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도 2000년 이후 가파르게 올라 지난해 42.8%에 이르렀다. 이는 1940년(47.5%)에는 못 미치지만, 2000년까지 30% 초반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오른 것이다.
이는 결혼이 늦어지고 대학생의 비율이 높아지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연령대 여성의 결혼 비율은 2013년에는 30%에 그쳐 1940년(62%)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평균 결혼 연령도 21.5세에서 27세로 높아졌다.
대학 진학률도 ‘캥거루족’ 비율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실제로 대학에 다니거나 졸업한 여성의 45%가 부모와 동거하는 것으로 나타나, 그렇지 않은 여성의 동거비율(33%)보다 훨씬 높았다.
또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퓨리서치센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이 급격히 올랐다”면서 “최근 노동시장이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은 추세를 바꿔놓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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