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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망가지니 시청률은 쑥

입력
2015.11.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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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망가지는 여배우 덕분에 시청률도 웃는다. 왼쪽부터 tvN ‘응답하라1988’의 혜리, MBC ‘그녀는 예뻤다’ 황정음, KBS ‘오 마이 비너스’ 신민아. 각 방송사 제공
드라마 속 망가지는 여배우 덕분에 시청률도 웃는다. 왼쪽부터 tvN ‘응답하라1988’의 혜리, MBC ‘그녀는 예뻤다’ 황정음, KBS ‘오 마이 비너스’ 신민아. 각 방송사 제공

귀밑 3㎝가 될까 말까 한 길이에 정직한 5대 5 가르마, 양 옆으로 삐죽 낸 앞머리까지. 웬만한 여신급 외모의 여배우라도 세련되게 소화하기 힘든 까만 단발머리에 시청자들은 제대로 응답한다. tvN ‘응답하라 1988’의 덕선(혜리)은 ‘청청패션’(청재킷과 청바지)에 ‘테이프 쌍꺼풀’까지 1988년 당시 여고생 특유의 촌스러움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거기에다 틈만 나면 친언니 보라(류혜영)와 머리채를 잡고 고성을 지르며 육탄전을 벌이는데 이보다 망가질 수 있나 싶다. 분명한 건 이게 드라마의 볼거리라는 점.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망가지면 드라마는 산다. 단 ‘제대로’ 망가져야 시청률도 웃는다. 지난 6일 첫 방송된 ‘응답하라1988’이 2회 만에 평균시청률 7.4%, 최고 시청률 8.5%를 기록하며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동 시간대 1위를 차지, 또 한번의 ‘응답하라 신드롬’을 예고했다.

11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가 평균 15~16%대의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로코퀸’ 황정음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이미 2010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코믹한 허당 캐릭터로 로코퀸의 입지를 다진 황정음은 이번 드라마에서 홍조 가득한 피부에 주근깨, 풍성한 뽀글머리를 한 ‘역대급 폭탄녀’로 시청률을 견인했다. ‘그녀는 예뻤다’의 정대윤 PD가 “(황정음을) 못생기게 만들어도 카메라에 예쁘게 나올까 봐 걱정했는데 제작진이 원하는 대로 (망가져서) 나왔다”고 말할 정도였다. 황정음은 망가진 외모뿐 아니라 우스꽝스럽고 실감나는 표정, 넘어지거나 인사불성 만취상태로 길바닥에 드러눕는 등 거침 없는 몸개그를 원 없이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역시 믿보황(믿고 보는 황정음)”이란 찬사를 받기도 했다.

16일부터 안방극장을 찾는 KBS 월화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의 여주인공을 맡은 신민아도 망가질 준비에 한창이다. 학창시절 미모 하나로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다가 점점 찌는 살 때문에 ‘역변녀’ 소리를 듣는 변호사 강주은 역이다. 무거워진 몸을 주체하지 못해 틈만 나면 넘어지고 부딪혀 주변의 비웃음을 사는 전형적인 못난이 캐릭터다. 신민아는 현재 몸무게보다 30㎏쯤 체중이 더 나가는 이 역할을 위해 최초로 특수 분장을 시도했다. 신민아의 몸의 본을 떠 미리 제작한 실리콘을 온몸 전체에 붙이는 작업에만 3시간 이상이 걸린다. 그간 예쁜 얼굴에 사랑스러운 역할을 맡아 왔던 그의 변신을 보는 것이 재미거리다. 11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오 마이 비너스’ 제작발표회에서 신민아는 “과거 해왔던 역할과는 분명 달라 고민을 많이 했다”며 “단순히 뚱뚱하고 코믹한 모습뿐 아니라 인간냄새 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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