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로 '수비 보완'이 떠올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11일 오후 5시 중국 우한 스포츠 센터서 열린 중국 4개국 친선대회 모로코와 1차전에서 0-1로 졌다.
당초 신 감독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어느 정도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지 보겠다"며 이번 대회를 전력 점검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해외파 선수들 가운데는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가 많지 않아 기량 유지가 안 된 경우가 상당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신 감독은 특히 대표팀 경험이 일천한 여봉훈(21ㆍ질 비센트FC), K리그와 슈틸리케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권창훈(21ㆍ수원 삼성)을 눈여겨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 선수는 이날 다이아몬드 미드필더진의 주축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정작 경기력은 선수 개개인의 기량보다는 수비와 조직력에서 갈렸다. 한국은 지난 10월 호주와의 2연전서 활용했던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심상민(22ㆍFC서울), 정승현(21ㆍ울산 현대), 최봉원(21ㆍ슬로반 리베레츠), 이슬찬(22ㆍ전남 드래곤즈)이 형성한 포백은 오히려 대표팀의 불안 요소로 작용했다.
전반 5분 한국은 포백 라인이 붕괴되면서 상대에 골을 내줄 뻔했다. 끌려가던 한국은 전반 28분 결국 실점을 허용했다. 모로코 공격진은 한국 수비의 실수를 틈타 전광석화같이 문전으로 돌파해 들어갔고, 패스를 건네 받은 아차바 카림은 강력한 슈팅으로 한국의 골망을 갈랐다. 한국의 포백은 수비수들간의 간격 유지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견고함이 사라졌다. 수비가 불안하다 보니 공격에서도 날카로움이 사라졌다. 전반 한국은 하나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신 감독은 후반 들어 쓰리백으로 전술적인 변화를 줬다. 그러나 수비 불안은 개선되지 않았다. 후반 22분과 33분 한국은 문전에서 상대에게 결정적인 슈팅 기회를 내줬다. 주도권은 서서히 가져오는 모습이었지만, 문전 불안한 볼처리는 계속 나왔다.
날씨와 그라운드 적응도 대표팀이 주안점을 둬야 할 부분으로 지목됐다. 경기가 펼쳐진 스포츠 센터의 습도는 68%로 높았다. 잔디의 길이도 상당히 긴 편이어서 드리블과 패스를 하는 데 방해가 됐다. 신문선 축구해설위원은 "선수들이 그라운드 컨디션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야 한다. 그라운드와 안개, 습도 등 환경적인 조건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도 선수의 능력이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좀처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한국은 결국 1골도 뽑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경기를 마쳤다.
한편 한국은 2016년 리우 올림픽 본선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인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우즈베키스탄, 이라크, 예멘과 함께 C조에 편성됐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 최종예선 통과를 위한 마지막 실전 테스트장이다. 신태용호는 오는 13일에는 콜롬비아, 15일에는 중국과 대결한다. 모로코전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하지 못할 경우 남은 경기들에서도 고전이 예상된다.
사진=신태용 감독(KFA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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