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생명 최현만 부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
미래에셋생명보험 임원진들의 연임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증권, 카드 등 제2금융권에서 임원진들의 교체가 활발한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은 다음달에는 조한홍 대표, 내년 3월에는 하만덕·이상걸 대표이사의 임기가 각각 끝난다. 미래에셋생명은 최현만 대표이사 부회장을 정점으로 3명의 사장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의 연임 여부 전망은 간단치 않은 상황이다.
미래에셋생명의 실적은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문제점도 많다는 지적이다. FRS4 2단계 도입과 저금리 기조로 위험요소가 잔뜩 밀려있는 생명보험업계에서 기존의 경영진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 입맛대로... 계약 취소, 보험금 미지급
최근 미래에셋생명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이번 제재는 금융감독원이 2011년 10월 8일부터 2014년 10월 15일까지의 기간을 정해 미래에셋생명을 종합 검사한 것을 토대로 이뤄진 것이다.
금감원 검사결과 미래에셋생명은 보험계약 해지 및 부당한 보험금 지급업무 등의 행위를 했던 것이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이번에 적발된 사항들은 대다수가 최 부회장이 미래에셋생명에 취임한 2012년 6월 이후 벌어진 일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계약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자의적인 판단 하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취소했다. 현행법상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알릴의무'를 위반했어도 회사의 계약인수지침상 가입 거절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가 아니면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그러나 미래에셋생명은 고혈압 치료 사실 등 거절 사유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11건의 보험 계약을 해지해버렸다.
부당하게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 일도 있었다. 보험회사는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중요한 사실을 다르게 알렸다 해도 회사가 그 사실을 안 지 1개월 후, 보장개시일로부터 보험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지 2년 후, 계약 체결 3년 후에는 계약 해지 및 보장 제한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미래에셋생명은 35건의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9건 약 5,000만에 달하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생명은 과징금 500만원과 임원 1명에 주의, 직원 1명에 견책, 조치 의뢰를 받았다.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감사 기간동안 미흡한 점이 무려 10여건이나 발견돼 개선조치, 경영유의를 요구받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최 부회장의 임기 중 미래에셋생명에 대해 10여건의 제재조치를 취했다.
■ 최현만 부회장 믿던 투자자, "발등찍혔네"
미래에셋생명의 기업공개는 그야말로 숙원사업이었다. 2009년 9월 미래에셋생명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고 처음 밝혔다.
하지만 이 시기에 상장을 논의하고 성공한 삼성생명 및 대한생명과 달리 미래에셋생명은 오랫동안 상장을 하지 못했다.
때문에 올해들어 미래에셋생명의 상장소식은 증권가의 가장 큰 화젯거리 중 하나였다. 투자자들이 9년 연속으로 연 평균 20%에 육박하는 성장세와 2014년 당시 순익이 1,200여억원에 달하는 회사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다.
최 부회장은 이러한 상황을 만드는데 가장 적극적이었다. 미래에셋생명의 상장이 적기라고 강하게 주장하던 최 부회장의 근거는 다양했다. 보장·연금·저축에 걸친 균형있는 상품 포트폴리오, 수익성 높은 보장성 상품, 신계약 보험료 점유율이 늘고 있는 추세라는 것 등을 들었다. 결국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7월 8일 7,500원의 공모가로 코스피시장에 상장됐다.
그런데 뚜껑을 연 결과 미래에셋생명의 주가는 맥을 추지 못했다. 상장 직후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 지난 9월 4일에는 자사주 매입방침을 밝히며 주가방어에 나섰지만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상장 이후 미래에셋생명의 주가는 단 한 번도 공모가를 넘지 못한 채 현재 5000~6,000원 대에 머물러 있다.
이 같은 주가하락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생명의 상장 자체가 시기적으로 무리했다는 의견이 많다. 사실 미래에셋생명의 상장에는 많은 전문가들의 반대도 뒤따랐다. 최근 저금리가 길어지면서 생명보험사의 성장성에 뚜렷한 한계가 드러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른 생명보험사들의 주가도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래에셋생명이 상장을 서두른 이유는 IFRS4 2단계의 도입을 준비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2018년 도입되는 이 제도는 1단계에서 원가로 평가했던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한다. 미래에셋생명도 이에 대비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확보가 급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상장 시 리스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무리한 상장을 한 셈이다.
최 부회장은 2008년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재직 당시 중국펀드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겼던 주인공으로 투자자들의 큰 원성을 산 바 있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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