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실패 등으로 우울증을 앓던 20대 여성이 서울 번화가의 빌딩에서 투신해 숨졌다.
11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45분 박모(21ㆍ여)씨가 서대문구 신촌로의 9층짜리 빌딩 옥상에서 대로변으로 뛰어내렸다. 박씨는 건물 1층에 위치한 카페 종업원의 신고로 출동한 구급차에 의해 병원으로 옮기던 중 사망했다.
조사결과 박씨는 대입 실패와 2년 전 부모의 이혼 등으로 생긴 우울증 탓에 지난해 10월부터 숨지기 전까지 치료를 받아 온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신촌의 한 고시원에서 어머니, 동생과 살다가 올해 3월 경기 수원시로 이사했다. 그는 사고 당일 “영화를 보러 간다”며 집을 나선 뒤 수원의 한 영화관에서 최근 개봉된 국내 상영작을 관람하고 이전에 살던 신촌으로 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박씨는 최근 동생에게 “안락사하고 싶은데 부모님이 협조를 안 해준다”는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 가족들은 경찰 조사에서 “평소 죽고 싶단 얘기를 많이 했지만 갑자기 극단적 선택을 할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앓던 우울증과 한 영화 장면에서 받은 충격으로 우발적으로 투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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