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프리미어12 야구 대표팀 3루수는 황재균(롯데)과 허경민(두산) 두 명이다. 역대 대표팀 멤버와 비교해볼 때 국제 대회 경험이나 무게감이 떨어진다. 그 동안 국가대표 간판 3루수로 활약했던 최정(SK)은 올해 내내 부상으로 고전했고, 프리미어 12에 발탁됐던 박석민(삼성)은 무릎 통증으로 빠졌다. 박석민의 자리는 한국시리즈에서 활약했던 허경민이 꿰찼다.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핫 코너는 뚜껑을 열자 동반 부진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이 '모험'이라고 했던 선발 3루수 허경민 카드는 8일 일본과 개막전에서 실패로 돌아갔다. 허경민은 0-0으로 맞선 2회말 히라타의 땅볼 타구 처리 과정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타구가 3루 베이스에 맞고 굴절되는 불운이 있었지만 빠른 대시로 바운드 되기 전 잡았어야 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 수비는 허경민의 타격에도 영향을 미친 듯 했다. 5회초 무사 1ㆍ2루에서 보내기 번트를 두 차례나 실패한 뒤 삼진으로 물러났다. 잠시 흔들렸던 일본 선발 오타이 쇼헤이는 허경민을 잡고 다시 안정을 찾았다. 허경민의 대표팀 데뷔전 타격 성적은 2타수 무안타 2삼진이었다.
8회말 3루 대수비로 나간 황재균도 땅을 칠 만한 수비를 했다. 0-4로 뒤진 8회말 2사 1루에서 3번 야마다의 타구가 황재균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흘러 1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타구가 빠르기는 했어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었던 것처럼 보였지만 떨어진 경기 감각 탓인지 잡지 못했다. 황재균은 타격에서도 9회초 무사 만루 기회에서 허무하게 삼진을 당했다.
3루수 2명의 동반 부진은 대표팀에 큰 고민으로 떠올랐다. 이들을 대신할 3루 자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김인식 감독은 일단 다른 야수의 3루 겸업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현재 대표팀 내야수 중 시즌 때 3루수를 경험한 선수는 박병호(넥센)가 유일하다. 박병호는 9월1일 목동 LG전에서 2011년 4월22일 이후 1,593일만에 선발 3루수로 나선 적이 있다. 시즌 전 스프링캠프부터 준비했던 만큼 이내 안정감을 찾았다. 1루수 박병호가 3루로 가면 지명타자로 나서는 이대호(소프트뱅크)를 1루로 쓰고 다른 1명을 지명타자에 넣어 타선을 더 강화할 수 있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은 단호했다. 그는 "박병호와 이대호는 3루 수비 훈련을 하지 않고 있다. 현재 3루수 두 명이 있고,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도 있다. 정말 만약 황재균과 허경민이 모두 부상으로 뛰지 못하면 박병호, 이대호에게 3루수 훈련을 시킬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결국 대만에서 열리는 남은 예선 라운드에 황재균과 허경민이 개막전 악몽을 딛고 살아나기를 바라고 있다.
사진=박병호의 수비 모습. /임민환 기자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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